달러채권, IMF 이후 역대급 원화 급락 예고, 美 제프리(Jefferie) 채권사 넉 달간 한국인 2조 2000억 달러채권 매수 / SBS
계엄 사태 여파로 불안하던 우리 금융시장이 어제 미국 중앙은행의 발표가 나온 이후 속수무책으로 휘청했습니다. 환율은 금융 위기 후 15년 만에 150원을 돌파했고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미 연준이 돈을 푸는 속도를 늦춘다는 소식에 달러는 초강세를 보였습니다. 어제 새벽 전해진 이 소식에 시장 환율이 단숨에 145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원화 가치 하락을 직감한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달러 채권에 약 2조가 넘는 매수세를 발생시켰습니다. 1450원대 환율은 IMF, 2008년 금융위기에 이은 역사상 세 번째로 위기 구간에 진입한 상황입니다. 개엄 선포 당일 반보다 환율이 더 오른 것은 정치적 불안, 저성장 등 기존 악재에 글로벌 강달러 충격까지 추가로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한국 경기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국내 정치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당국은 급하게 진화에 나섰습니다.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간 통화스와프 계약 기간을 내년 말로 연장하고 한도를 종전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늘렸습니다. 또한, 달러 공급을 늘리기 위해 연금 해외 투자 자산의 10% 환 해지를 할 수 있는 임시 조치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은행에는 기업들의 외화 결제나 외화 대출 만기를 조정해 달러 수요가 연말에 몰리는 것을 억제하도록 협조를 구했습니다. 외화 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부분에 대해 결제 방식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증시도 크게 부진했습니다. 고환율 여파로 외국인이 6600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95%, 1.89% 내렸습니다. SK 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주요 종목이 모두 하락했습니다. 우리 가계나 기업들의 구매력이 낮아지고 국민 소득이 실질적으로 위축되는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서 금리차 부담을 덜고, 다음 달 한국은행이 내수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력은 생겼지만, 고환율이 이어질 경우 물가 부담이 높아져 당국의 고민은 커질 전망입니다. SBS 박지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