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우 루카 신부] 🕯연중 제4주간 목요일🕯(2.4)](https://krtube.net/image/C-dBmohby1I.webp)
[이병우 루카 신부] 🕯연중 제4주간 목요일🕯(2.4)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마라."(마르6,8) 이는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들을 둘씩 짝지어 세상 안으로 파견하시면서 내리신 '파견규칙'입니다. 그렇게 세상 안으로 파견된 제자들은 떠나가서 회개를 선포하고 많은 마귀들을 쫓아내고 많은 병자들의 병을 고쳐주었습니다.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예수님의 이 말씀은 이천 년 전에 열두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지만, 이는 또한 열세 번째 제자로 살아가고 있는 성직자들에게 하시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을 있는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성직자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번에 소임지 이동을 하면서 늘어난 많은 짐들과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에 대해 크게 놀랐습니다. 그리고 반성했습니다.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그대로 실천하신 분이 있는데, 그분이 바로 '생태계의 주보성인'이신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입니다. 나병 환자와의 결정적 만남 이후 성 프란치스코의 주된 바람과 목적은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면서 '나그네와 순례자의 삶'을 살 수 있었고, 훗날 '또 하나의 그리스도(Alter Christus)'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지만, 파견된 사람들은 하느님께만 의지하고 하느님의 일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의미로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먹을 것과 마실 것과 입을 것을 넘 걱정하지 말고,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외로움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로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천상 예루살렘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세상 걱정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외로움을 먼저 찾는 그런 하느님의 자녀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