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대표 출두하던 날 - 돌발영상 시즌1 2003.08.06 방영 / YTN
8월 5일 오전 10시 서울지검 1층 현관 앞. 낯익은 국회의원들도 보이고 민주당 당직자 그리고 일반인들까지 족히 백명은 돼 보인다. 굿모닝 시티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정대철 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출두하는 날이다. 1층 로비에는 이른바 포토 라인을 정해놓고 기자들이 질서 정연하게 기다리고 있다. "뒤로 뒤로 자리 잡고" 기자들이 분주해진다. 까만 승용차 문이 열리자 정대표가 내린다. 10시 7분. 예정 시간보다 7분 늦었지만 지난 98년 경성 비리사건 때 꼭두새벽에 출두해 기자를 따돌린 전력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기다리던 사람들과 악수를 나눈 정대표는 기자들이 학익진(鶴翼陣)을 치고 있는 로비를 향한다. 로비 중앙에는 붉은 융단이 정대표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위에 A4 용지처럼 보이는 하얀 표지. 정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출두의 변(辯)'을 밝힐 자리라는 표시다. 정대표가 성큼성큼 하얀 표지에 다가온다. 안그래도 속도가 좀 빠른가 싶었는데 하얀 표지를 넘어서고 만다. 기자들의 학익진은 순식간에 무너지고 서울지검 로비는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한마디만"을 외쳐대는 기자들 틈을 헤쳐나가며 정대표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말 한마디만 남겼을 뿐이다. "모든 것을 이미 밝혔습니다." 어느 기자는 푸념한다. "뭐야 이거 땡이야?" 어느새 정대표는 조사실로 향하는 승강기에 몸을 실었다. 그때쯤 튀어나온 외마디 비명 "악" 무슨 일일까? 거침 없이 취재진을 돌파해 가는 정대표 뒤켠에서 한 여기자가 정대표의 수행원쯤으로 보이는 남자들에게 정확히 세 번을 연속적으로 떠밀린 끝에 쓰러지고 말았던 것이다. 상황이 종료된 서울지검 로비. 기약없이 정대표가 조사 마치고 나오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저런 말들이 튀어나왔다. "도대체 뭐하는 거야 정말" "욕 먹으려고 작정을 했군." "자기의 품격을 낮추는 행동이야." 공인이라면 '포토 에티켓' 정도는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뉴스 퍼레이드 PD 노종면 [[email protected]] ▣ YTN돌발영상 채널 구독하기 / @ytn-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