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3일★하이라이트] 중매인들의 입찰 경쟁부터 상인들의 젓갈 판매까지! 미조항 ‘멸치 공동체’ |“멸치, 날다-남해 미조항 72시간”  (KBS 210530 방송)

[다큐3일★하이라이트] 중매인들의 입찰 경쟁부터 상인들의 젓갈 판매까지! 미조항 ‘멸치 공동체’ |“멸치, 날다-남해 미조항 72시간” (KBS 210530 방송)

다큐멘터리 3일 (일요일 밤 11시 5분 KBS 2TV) “멸치, 날다-남해 미조항 72시간” 따스했던 봄 날씨가 무더워지기 시작하는 5월, 경남 남해 미조항에는 비린 바닷바람을 가르는 두 생명체가 있다 하나는 ‘멸치’이고, 다른 하나는 ‘갈매기’이다 4월부터 6월까지 석 달 동안만 볼 수 있는 이 진귀한 풍경의 이름은 바로 ‘멸치 털이’ 일렬로 선 어부들이 박자에 맞춰 그물을 털면, 멸치들은 사방으로 튕겨 나가고 갈매기들은 ‘하늘을 나는 멸치’를 잡아먹으려 분주하게 날아다닌다 18척의 어선들이 하나둘씩 멸치를 잡아 돌아오면 미조항의 하루도 활기를 띤다 중매인들은 좋은 품질의 멸치를 입찰받기 위해 경쟁하고, 상인들은 부지런히 젓갈을 담고, 식당에서는 손님들에게 멸치회를 대접하느라 여념이 없다 온 마을이 하나의 ‘멸치 공동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곳 멸치젓갈을 구매하려고 찾아오는 외지 손님들이 많아 1년 중 가장 북적인다는 5월, 멸치에 웃고 우는 미조항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 봄을 털다, 진한 땀방울을 털어내다! 조업을 마치고 귀항하면 노동이 일단락되는 다른 배들과 달리, 멸치잡이 배는 귀항한 뒤부터가 ‘진짜배기 일’의 시작이다 바다에서 멸치를 낚아 올리는 것보다 항구로 돌아와서 그물에 걸린 멸치를 털어내는 일이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2km 길이의 그물을 함께 끌어 올리고 있는 선원들 유자망 멸치 조업은 투망하는 데 1시간, 양망하는 데 2시간이 걸리고 멸치를 터는 데는 무려 4시간이 소요된다 그물을 털 때마다 떨어지는 멸치 비늘에 금세 은빛으로 뒤범벅되는 선원들의 얼굴과 몸 비린내에 괴로울 법도 하건만, 박자에 맞춰 움직이는 어부들의 몸짓은 ‘만선의 기쁨’으로 생동감이 넘친다 ‘어이야 차야, 어이야 차야’ 힘찬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는 미조항 앞바다 자신 혹은 누군가를 위해 견뎌내야 하는 고된 노동의 시간이기도 하다 “힘들어도 멸치가 잘 털리면 기분이 좋고 시원한 느낌입니다 ” -오민철 / 금성호 기관장 ■ 진한 땀방울의 응축, ‘멸치 액젓’ 그물에 꽂혀있던 멸치들이 하늘을 날고 나면 소금을 만나 젓갈이 된다 산란기를 맞아 기름기가 오르고 알이 꽉 차 있는 ‘봄멸’ 그물에서 갓 털린 싱싱한 멸치를 소금에 절인 뒤 1~2년간 푹 삭히면 김장할 때 사용하기에 좋다 “젓갈 담그려고요 젓갈 남해 멸치는 알아주잖아요 ” -대구 팔공산 갓바위에서 멸치젓갈 구매하러 온 손님 내년 혹은 내후년 김장을 위해 미리 찾아온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이곳 젓갈을 구매하러 오는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중매인 협회에서 공동으로 마련한 공간이다 매년 4월부터 6월까지 하루 평균 판매되는 젓갈은 무려 150여 통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두고 기다리면 즉석에서 멸치를 소금에 버무려준다 “너희 집 액젓이 제일 맛있다고 하면 기분 좋죠 그때가 최고죠 ” -김규현 / 13번 중매인 어부들의 땀과 중매인들의 노력이 응축된 결과물인 ‘멸치 액젓’ 매년 이맘때 찾아와 김장용 젓갈을 가득 실어 가는 이들은, 한 해 농사를 마친 농부처럼 넉넉해진 마음으로 미조항을 떠난다 ■ 작다고 무시하지 말라! ‘멸치 인생’ 다른 생선에 비해 크기가 작고 존재감이 없어서 늘 밥상 위의 ‘조연’으로만 여겨졌던 멸치 하지만 남해 미조항에서만큼은 멸치가 ‘주연’이 되고, 누군가의 인생에 있어 버팀목이 되기도 한다 -4인 1조를 이루어 손질하는 멸치 손질이 끝나면 식당으로 옮겨져 ‘멸치회’나 ‘멸치 쌈밥’으로 조리된다 “지금은 오히려 일이 바쁜 게 감사해요 모든 걸 잊어버리고 일에 파묻혀서 하다 보면 ” -조민이 / 65세 텃밭을 가꾸다가도 멸치 손질하러 오라는 호출이 있으면 언제든지 달려나가는 조민이씨 남해에서 나고 자랐다는 그는, 전주로 시집갔다가 38년 만에 남편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왔다 일평생 열심히 일하며 바쁘게 살아온 부부 남해로 돌아와 여유로운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으나, 돌아온 지 3년 만에 남편이 지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온종일 일에만 파묻혀 사는 그를 걱정스러워하는 이들도 있지만, 오늘도 그는 같은 자리에 앉아 멸치를 손질한다 온 신경을 손끝에 쏟는 동안만큼은 잠시나마 사무치는 그리움도 희미해진다 “눈으로 보기엔 멸치가 작고, 값이 얼마다 그러지만 나한테는 아주 큰 존재입니다 ” -김석준 / 3번 중매인 42년째 중매인으로 살면서 ‘멸치에 웃고 우는 삶’을 살아왔다는 김석준씨 그는 곧 가업을 물려받게 될 아들, ‘13번 중매인’과 함께 날마다 위판장에 나가 멸치 경매를 본다 몸이 아프더라도 멸치가 나왔다고 하면 벌떡 일어난다는 그에게, 멸치는 단지 ‘작은 생선’이 아니라 ‘삶의 버팀목’이다 그물에 걸린 세상 시름까지 털어내는 곳, 남해 미조항 한평생 멸치와 함께 살아가는 ‘멸치 마을’의 이야기이다 ※ [다큐3일] 인기 풀영상 보기 엄마라는 이름으로 - 광주 영아 일시 보호소 72시간 혹한의 GOP 3일간의기록 부산 범어사 72시간 나를 이기는 길 이기자 부대 수색대 무박 4일 강원도의 힘 정선 5일장 한 잔의 위로 용산 포장마차촌 72시간 다시 심장이 뛴다 - 대학병원 흉부외과 신림동 고시촌 3일 미혼여성 임대아파트 3일 #미조항 #멸치 #젓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