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김진명

102.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김진명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인문학이 추구하는 힘은 실용적, 실질적 학문과는 갈래가 아예 다르다 의학이나 공학 등은 직업을 구하고 평생의 벌이가 되는 공부지만 인문학 공부는 사회에서의 쓸모와 연결이 그닥 잘되지 않는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인문학 공부는 다른 실용적 공부에 비해 비교할 수 없는 힘의 우위를 갖는다 어떤 힘을 갖느냐고? 그것은 바로 내면의 힘이다 내면의 힘이 외면의 힘과 가장 크게 다른 것은 가지면 가질수록 점점 더 커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이 내면의 힘을 가지면 어떠한 외면의 힘에 대해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성급하게 해답을 내지 말고 먼 미래로 이 어렵디어려운 숙제를 자꾸 밀어 보내야 한다 그렇게 보면 우리 삶의 의미가 찾아진다 굳이 큰 공을 세우거나 성공하지 않아도 자신의 삶이 어째서 중요한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분명해지는 것이다 그냥 사는 것, 즉 징검다리의 돌멩이 하나처럼 세대를 끊지 않고 먼 미래로 이어주는게 우리 인간에게는 최고의 의미요, 보람인 것이다 남에게 쏠렸던 시선을 나에게로 가져와야 한다 남이 어떤 일을 하는지 신경 쓰기보다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그저 제 할 일을 다하며 삶을 스스로 충실하게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송광사가는 길의 그 허름한 식당처럼 모든 인간은 비극적 존재이다 품었던 이상은 흐릿해지기 마련이고 꿈은 깨지며 일이란 실패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현상이 무한 반복되는 것이 세상의 본질이니 삶은 고통과 비탄과 슬픔에 맞닿아 있다 진지한 삶은 언제나 인간의 본질, 바로 슬픔과 비극 위에 존재한다 누군가와 사랑과 우정이 담긴 진정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즐거운 내용이 아니라 우울한 내용의 대화로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상대는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진지하게 묻는 것이다 “요즘 혹시 힘든 일 있어요?” #김진명#에세이#때로는행복대신불행을택하기도한다#행복#불행#위로#그대의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