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주민들 “일하고 싶어도 일 할 곳 없어요”
앵커 멘트 서울에만 쪽방촌 주민들은 3천 6백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을 않는 게 아니라 할 만한 일을 못 찾은 건데 소일거리를 위한 공동 작업장이 생겨도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황정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우뚝 솟은 빌딩 숲 아래 다닥다닥 쪽방들이 붙어 있습니다 낡은 건물 1층에 단출하게 자리 잡은 공방이 눈에 띕니다 양말로 인형을 만드는 공동 작업장입니다 지난해 일한 뒤부터 말벗이 생겼고 돈까지 벌면서 사는 게 신이 납니다 2년 전 이사 온 뒤 좁은 방에서만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꿈도 생겼습니다 인터뷰 박성수(주민) : "저도 봉제공장 (일)했었기 때문에 내 손으로 (디자인)해서 내가 해봤으면 아주 좋겠다 싶고… " 작업장 인원은 6명, 이 일대 쪽방촌 주민 천 명에 비하면 초라한 숫자입니다 이마저도 없는 다른 쪽방촌 상황은 더 열악합니다 좁은 골목길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마구잡이로 쌓아둔 살림살이며 약통에 다리를 뻗기도 힘듭니다 녹취 쪽방촌 주민 : "건축일을 어느 정도 했던 사람이라서 할 줄 다 아는데 남들 하는 거 보면 부러워요 " 볕이 들지도 않은 복도를 지나면 좁은 방이 나옵니다 십 년 넘게 기초생활수급비로만 살다 보니 생활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녹취 쪽방촌 주민 : "(남한테) 손 벌리는 것 제일 싫어하니까 막노동이라도 할 수 있으면… " 시가 지원하는 쪽방촌 공동 작업장이 2020년까지 10곳으로 늘어난다 해도 일자리는 180개에 그칩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