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 이식 기다리다 하루 4명 숨져…기증자 줄고 ‘고령화’ / KBS뉴스(News)
몸의 장기가 심하게 병들거나 망가져 치료가 어려울 때 마지막 방법은 장기 이식뿐입니다. 이식 수술을 기다리는 환자가 3만 4천 명이 넘지만 기증자를 만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건강한 장기를 나눠줄 기증자가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엄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70대 여성은 석 달 전 신장을 이식받았습니다. 수술 뒤 건강이 회복돼 일주일에 세 번씩 받던 혈액 투석도 중단했습니다. [김복임/신장이식수술 환자 : "4시간 동안 누워서 꼼짝달싹 못 하고 누워있어야 하니까 그게 지겹고, 투석을 안 하니까 살아서 날아갈 것 같아요."] 다행히 결과가 좋았지만 이식 수술은 쉽지 않았습니다. 기증자 나이가 80살 가까워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콩팥 두 개를 모두 이식하는 큰 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이정표/ 보라매병원 내과학교실 교수 : "수술이 일반적으로는 한 4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환자는 그 2배 8시간 정도 걸려서 새벽에 수술이 끝났습니다."] 장기 기증자의 나이가 너무 많아 부적합 판정을 받고 아예 이식 수술을 못 하는 경우도 한 해 30건이 넘습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기증자의 평균 연령이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기증한 사람의 절반 이상은 50대 이상입니다. 장기 기증 활성화가 더 필요한 이유입니다. 현재 장기 기증을 약속한 국민은 100명 중 2~3명에 머뭅니다. 뇌사자가 생겨도 10명 중 6명은 가족이 기증을 거부합니다. [조원현/한국장기조직기능원장 : "가족의 동의율이 2년 전과 비교해 10%에서 15% 정도 떨어졌어요. 그러니까 그만큼의 기증자가 줄어든 거죠. 사회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뇌사자 장기 기증은 인구 100만 명당 10명꼴로, 외국과 비교해 매우 적습니다. 의료계는 신체 훼손을 꺼리는 인식의 변화와 기증자 예우 강화 등의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주문합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