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에서 자라온 청년들의 잇따른 죽음.. '홀로서기'의 현실 -R (220826금/뉴스투데이)
(앵커) 보육원에서 자라다 '홀로서기'를 준비하던 청년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광주에서는 며칠 전에도 보육원 출신의 청년이 생활고를 비관하며 세상을 등졌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1살 임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된 광주의 한 아파트입니다. 임 씨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습니다. ◀SYN▶ 이웃주민 (음성변조) "어렸을 때 보고 그 아가씨가 고아로 자랐어. 엄마가 없으니까. 짠해 죽겠어 아가씨가." 부모가 모두 장애인 까닭으로 초등학교 5학년부터 보육원에 맡겨진 이후 남동생과 함께 보호시설을 전전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한 임씨는 우울증을 심하게 앓아왔는데 성인이 되던 지난해 2월, 보호시설에서 나와 지체 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면서 우울증이 더 심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숨지기 며칠 전까지도 청소년 복지센터에서 상담을 받으며 우울증을 극복하려 애를 썼습니다. ◀SYN▶ 보육원 관계자 (음성변조) "(상담사 선생님이) 전화 통화로 (아이한테) 얘기하신 거죠. '절대 나쁜 생각 하면 안 된다'라고도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 (스탠드업) "최근 복지시설을 떠난 보호종료아동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광주의 한 대학교 건물에서 20살 대학생 유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9살 때부터 10년 동안 보육원 생활을 마치고 올해 초 대학생이 됐지만 생활고가 유씨를 괴롭혔습니다. 보육원을 퇴소하면서 500만 원의 자립 정착금을 받았는데, 이 정착금만으로 사회에서 '홀로서기'를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극도의 부담감을 주위 사람들에게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NT▶ 김성민 / 브라더스 키퍼 대표 "15년에서 20년 동안 방치되었다가 사회로 나온 아이들이 잘 살기를 바라는 게 너무 욕심 아닌가요. 격려해 주고 응원해 주고 또 지지해주는 그런 지지 체계가 필요한 거죠." 의지할 곳 없이 사회로 나와 자립을 준비해야 하는 보호종료아동들의 현실. 여전히 이들이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은 아닌지 제도의 점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MBC 뉴스 임지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