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안죽어

괜찮아,안죽어

*제목 : 괜찮아,안죽어 * 글/사진 김시영 * 출판사 : 21세기북스 * 본 도서는 출판사의 허락하에 제작된 영상입니다 함께 공유할수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책엔 구독 하기 : 00:00책소개 05:32비밀 12:07뛰지좀말라고 16:46선물 사람을 살리는 최전선에 머물고 싶어 응급의학과를 전공했고 그바람대로 중환자실과 영안실 사이 어디쯤에서 한참을 일했다 그후 이런저런 상황과 운명이 맞물려 5일마다 장이 열리는 장터 근처의 동네 의원에 들어오게 되었다 더 이상 등짝을 때리는 엄마도 눈앞에서 죽고 살아나는 사람들도 없는 평화로운 이곳에서 일상을 느끼는 간헐적 행복을 잊지 않도록 기록하는 것이 취미다 “할매” “왜?” “괜찮아 안 죽어요” 진료실을 나서려던 할매가 천천히 몸을 돌려 나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인사를 하시려나 생각하여 고개를 들어 마주 보는데 할매가 말한다 “다 죽어, 사람은 ” 아니 내 말은 팔다리 쑤시고 아픈 게 당장 죽을 일은 아니라는 거였는데 내 말이 맞는지 할매 말이 맞는지 따질 이유도 겨를도 없다 안 죽는다 그러나 다 죽는다 나는 어느새 ‘저 할매집 마당에 있다는 감나무는 대체 얼마나 큰 걸까?라고 상상하는 일 따위에 익숙해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할매가 놓고 간 감 봉지를 보며 ’감을 이렇게나 많이 딴 걸 보면 작은 나무는 아닐 텐데 사다리를 놓고 올라간 건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헐떡거리는 숨소리가 다시 계단을 올라온다 “아,왜요, 숨차다는 양반이” “아유 그게 ” 길을 건너 버스를 기다리다 깜빡 잊고 말을 안 한 게 생각나서 다시 올라왔다는 할매, 여전히 가쁜 숨을 몰아쉬는 할매는 감을 절대로 눕혀놓지 말라고 당부한다 감꼭지를 아래로 가게 세워놓아야 예쁘고 맛난 홍시가 된다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한다 “옆으로 놉혀놓으믄 썩어!” 저 우라질 계단을 다시 내려가면서 할매는 기어코 한 번 더 소리를 지른다 메아리처럼 온 복도를 울린 할매의 목소리가 대기실을 돌아 내 귀와 가슴으로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곁으로 찾아온 책엔 깜씨입니다 21세기에서 출간되었구요 김시영이 지으셨습니다 오늘만큼은 여러 말이 필요없습니다 그저 여기 소박하고 담담한 진료실의 이야기들로 엮어내려간 이야기엔 위로와 잔잔한 감동이 있습니다 그 감동을 지금부터 여러분과 함께 공감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끝까지 저와 함께 하여 주십시오 그럼 낭독을 시작하겠습니다 #책엔#잠잘때듣는이야기#책읽는남자깜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