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설로 주저앉은 하우스‥ "자식처럼 키웠는데" -R (221225일/뉴스데스크)
◀ANC▶ 역대급 폭설이 쏟아진 광주전남지역에서 본격적인 복구가 시작되지 못 한채 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워낙 많은 양의 눈이 쌓이다보니 치우기 쉽지 않은데다 기온도 영하권에 머물러 농촌마을의 복구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상황입니다.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36cm 높이까지 눈이 쌓인 전남 장성군의 한 염소 농장. 염소를 키우던 축사가 형체를 잃고 땅바닥까지 푹 꺼졌습니다. 낮이 돼도 여전히 녹지 않고 쌓여있는 눈은 힘없이 무너져내린 시설 하우스 구조물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INT▶ 박래섭 / 염소 농가 "완전히 못 쓰죠. 지금 여기뿐만 아니라 그 바로 옆 동네도 지금 다 이렇게 이 정도 지금 무너져 버렸습니다." ◀ST U ▶ "이 하우스에도 염소 40마리가 살고 있었는데요. 원래는 이렇게 단단한 철제 파이프가 지붕을 떠받치고 있었는데 엿가락처럼 휘어서 바닥까지 주저앉았습니다." 시설만 망가진 게 아닙니다. 구조물이 순간적으로 무너지면서 안에 있던 염소 5마리가 피하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300마리에 이르는 다른 염소들은 창고로 잠시 대피시켜놨지만 공간이 비좁아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INT▶ 박래섭 / 염소 농가 "항상 자식같이 이렇게 키워왔는데 이렇게 죽어나가고 그러면 마음이 아프죠. 또 밟혀 죽을 확률이 많아서 지금 마음이 급합니다." 레드향 농가 하우스도 푹 내려앉긴 마찬가지입니다. 천장이 꺼지면서 일조량을 조절할 때 쓰는 커튼도 열지 못하게 됐습니다. ◀INT▶ 박장열 / 레드향 농가 "미치겠어요, 지금. 환기도 못하지 햇빛도 못 봤지. 어떡하냐는 말이에요." 반짝 햇살이 비치면서 눈이 녹기 시작해, 빈틈 사이로 물이 흘러내립니다. 농민이 삽으로 눈을 치워보지만 애써 키운 과실의 품질이 떨어질까노심초사입니다. ◀INT▶ 박장열 / 레드향 농가 "사방천지에서 주문이 막 들어오고 하는데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일을 하겠어요." 전남지역에서 이번 폭설로 피해를 본 농업 시설 하우스는 56곳, 축사는 13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주말 휴일이 지나 본격적인 조사와 복구작업이 시작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눈앞의 피해도 걱정이지만 최강 한파속에 복구가 늦어지면서 농민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