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Na Woon-Kyu 'Arirang' return (아리랑' 돌려 받을 수 있나?)
[앵커멘트] 일제시대 우리 민족의 울분을 달래줬던 춘사 나운규의 '아리랑'. 그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아리랑'의 필름을 찾아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필름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던 일본의 수집가가 지난 9일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김기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노래에는 무언가 깊고 깊은 우리 민족의 슬픈 현실이 깊숙이 담겨있는 것 같다. 아리랑을 바탕으로 우리 민족의 슬픔과 한을 알려주고 국민들에게 민족정신을 일깨워주도록 하자." 아리랑의 노랫말을 처음 본 나운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리랑'을 제목으로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나운규가 각본과 함께 주연, 감독, 분장까지 모두를 혼자 맡은 영화 '아리랑'은 1926년 10월, 우리나라 사람이 유일하게 경영하는 단성사에서 상영됩니다. 아리랑은 개봉 첫날부터 구름관객이 몰려들었으며, 아리랑이란 노래는 국민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져갔습니다. 민족정신을 고양시키자는 더 큰 야심을 가지고 '나운규 프로덕션'을 차린 나운규는 영화를 통해 예술혼을 펼쳤지만 35세의 나이에 과로로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일제 시대 한국인의 울분을 달래줬던 나운규의 '아리랑'. 6.25전쟁 때 없어진 것으로 알려진 영화 '아리랑'의 필름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마이니치 신문은 영화 아리랑의 필름을 소장해온 수집가 아베 요시시게가 지난 9일 숨져 한국이 '아리랑'의 필름을 찾을 가능성이 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약 5만여 편의 영화 필름을 수집해 '전설의 컬렉터'라 불리는 아베 요시시게는 생전에 자신이 아리랑의 필름을 갖고 있다고 말할 적이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적은 없지만 다큐멘터리 감독 정수웅씨와 마이니치 신문 기자 등에게 소장 목록을 보여준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1일 아베의 장례식에 참석한 정수웅 감독은 아리랑은 민족의 유산인 만큼 이제는 정부 차원에서 되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아리랑의 필름 반환을 요구받아온 아베는 생전에 "통일이 되면 돌려주겠다", "남북한의 합의가 있으면 양도할 수 있다" 등으로 말을 바꾸며 반환을 미뤄왔습니다. 아리랑을 비롯한 한국 영화 다수가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5만여 편의 필름은 원칙적으로 일본 정부에 귀속됩니다. 아베가 가족이 없이 죽었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호황기를 맞아 세계의 주목을 받는 한국영화의 뿌리, 그 시작점인 아리랑의 필름을 받기 위해 이제 정부가 나설 때입니다. YTN STAR 김기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