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9월 12일 뉴스초점-심부름센터가 '학폭' 해결사?
'학교폭력, 200만 원에 해결해 드립니다 ' 돈만 내면 학교폭력을 해결해 준다는 심부름 업체는 요즘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업체들이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방법은 이른바 '삼촌과의 동행 서비스' 건장한 남성 직원들이 피해 학생을 데리고 같이 등교를 하는 겁니다 '삼촌'으로 부르라 하면서요 그러면 학교에 '누구 삼촌이 조폭'이라는 소문이 쫙 퍼지고, 괴롭히는 아이들이 싹 없어진다는 겁니다 잠복해 있다가 폭행 장면을 찍어서 교육청에 민원을 넣는 일도 합니다 또 이런 사진을 가지고 가해 학생 부모의 직장에 찾아가 소문나도 괜찮겠냐며 은근한 협박을 하기도 하죠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여러 가지를 섞어 만든 '패키지 상품'은 부르는 게 값이라, 보통 1~2주에 수백만 원이나 하거든요 다 불법적인 행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이 이런 것까지 알아보는 이유는, 정작 학교 내 폭력을 해결해야 할 주체인 학교가 제대로 역할을 못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지난 2012년 정부에서 내놓은 정책이, 바로 학교폭력 대책자치위원회, '학폭위'입니다 학교 내 폭력은 학교가 해결한다고 만든 건데, 아무리 사안이 경미해도 '의무적'으로 열게 돼 있습니다 학교폭력이 증가하는 만큼 심의 건수도 해마다 늘고 있죠 그런데 많이만 열리면 뭐합니까 피해 학생에겐 도움이 안 되는 걸요 한 번 열리려면 길게는 보름 이상이 걸리고, 그동안 피해 학생은 계속 폭력을 당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심의를 거쳐 학교는 적절한 조치를 내렸다는데, 가해 학생은 잘만 등교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피해 학생 옆에서 생활하죠 이런 걸 반영하듯 학폭위 처분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하는 수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2013년 764건이던 게 4년 만에 1,299건이나 됐습니다 학교폭력은 심부름센터가 해결할 문제가 아닙니다 피해자들이 학교를 믿지 못하고 흥신소까지 찾아가 자비를 들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런 상황, 교육 당국은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르고 있다면 관심이 없는 거고, 알고도 눈을 감고 있다면 직무 유기에 해당하지 않을까요 ☞ MBN 유튜브 구독하기 ☞ 📢 MBN 유튜브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