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주일동안 서울 종로에서 발견된 항아리때문에 전세계 역사책이 전부 다시 쓰이는 이유

최근 일주일동안 서울 종로에서 발견된 항아리때문에 전세계 역사책이 전부 다시 쓰이는 이유

[광고 문의] 디씨멘터리 채널과 광고 협업을 원하시는 분은 아래 이메일로 문의해주세요. [email protected] 최근 일주일동안 서울 종로에서 발견된 항아리때문에 전세계 역사책이 전부 다시 쓰이는 이유 #금속활자 #한글 #직지심체요절 조선시대 피맛길로 불리던 종로구 인사동 좁은 골목에서 유적을 발굴하던 연구원들은 상당히 묘하게 생긴 항아리 하나를 발견합니다. 79번지 금강제화 뒤편에서 발굴작업 중 땅속에서 잘려진 총통이 나오더니 총통 옆에 누운 항아리가 눈에 띈 것이죠. 절반이 깨진 항아리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금이 간 틈에서 공기돌처럼 생긴 돌 하나가 툭하고 떨어졌죠. 그런데 이게 무엇일까 하며 물에 씻어본 연구원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면 그 공기돌은 이제껏 한국에서 발견한적없는 금속활자였기 때문이죠. 이 사실을 확인한 책임연구원이 긴급하게 항아리를 수습해 확인해보니 그 안에는 무려 1,600점의 금속활자가 들어있었는데요. 이 발굴이 진행된 공평구역 유적에서 발견된 유물만해도 물시계 부품 및 천문시계 '일성정시의', 총통 8점, 동종 1점 등 금속유물이 상당히 많이 발견됐는데 이 중에서 으뜸은 단연 훈민정음을 포함한 금속활자 1,600점입니다. 금속활자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표기가 반영된 '가장 이른 시기의 한글 금속활자'라는 점에서 상당한 가치를 가집니다. 현재까지 전해진 가장 이른 금속활자는 1455년에 만들어진 을해년 활자인데 이보다 20년 이상 앞선 1434년의 갑인자라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금속활자로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실물자료가 되죠. 구텐베르크 성서가 1450년 경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보다 15년 빠른 시기에 만들어진 금속활자를 확보하게 되니까요. 이제껏 한국은 금속활자로 인쇄된 ‘직지심체요절’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를 가졌다고 주장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실물로 된 금속활자까지 보유하게 됩니다. 이제 그 어떤 나라도 금속활자를 자신들이 세계 최초라고 주장할 수 없게 된 겁니다. 그런데 불과 몇 일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발굴결과가 발표됩니다. 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경복궁 동궁 남쪽 지역을 발굴조사한 결과 150년 전의 공중화장실 터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는데요. 약 20여 년간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대형 화장실 하부 시설을 확인했다고 했죠. 그런데 이번 발견이 의미있는 것은 발굴을 통해 경복궁 화장실이 실물로 확인된 최초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경복궁에 대한 발굴조사는 중심권역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동궁 주변에서 화장실이 발견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았죠. 화장실은 길이 10.4m, 너비 1.4m, 깊이 1.8m의 좁고 긴 네모꼴 구덩이 형태로 돼있고 물이 들어오는 입수구 1개 물이 나가는 출수구 2개로 이뤄졌는데요. 4~5칸으로 추정되는 이 화장실은 하루에 약 150명의 분뇨를 처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죠. 이미 150년 전에 물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내부에 쌓인 분뇨를 발효시키고, 정화된 오수가 배출되는 현대식 정화조가 이미 150년 전에 존재했다는 의미가 되니까요. 전문가들은 "물을 유입시켜 미생물이 분뇨를 분해하도록 하는 정화시스템은 외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없다"고 평가합니다. 경복궁 화장실은 쌓인 분뇨에 물을 넣어 발효와 침전의 과정을 거쳐 정화된 오수를 외부로 배출하는 현대식 정화조와 상당히 유사한 모습입니다. 그동안 익산 왕궁리, 양주 회암사지에서도 대형 화장실터가 발견되기는 했지만 분뇨를 저장했다 일정시간 후 오수만을 배출하거나 사람이 직접 안에 들어가서 분뇨를 치우는 방식이어서 구조가 다릅니다. 이 자리가 화장실이었다는 것은 옛 문헌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04년 경복궁 전각 칸수와 용도를 설명한 책인 '궁궐지'에 따르면 이곳에 총 4칸의 화장실이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이후 이러한 시설은 1915년 일본이 '조선물산공진회장'을 세우면서 크게 훼손됐다가 이번 발굴을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