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반 소설 - 기억상실증 [ 2 ] (공룡 경장 ver.)
대체 왜 거짓말이십니까? 뇌내총괄자님? 티나냐? 근데 이게 최선이야 기억이라도 잊어야 - 아니 잊은 척이라도 해야 - 좀 더 나을 것 같거든 기묘하면서도 걸쩍지근하게 끈적거리는 마음이 그래야, 조금 더 나을 것 같았거든 걱정스레 쳐다보는 익숙한 그 회색빛 눈동자를 애써 모른 척 해야, 마음이 괜찮을 것 같거든 쓸모없던 나를 쓸모있게 만든 사람에게까지 이 걸쩍지근하고 끈적한 마음을 오염시키고 싶진 않아 " 성화 관할서 경위님이, 여긴 왠일이십니까? 제게 볼일이 있진 않으실테니 저희 쪽 경위님이라도 불러드리렵니까? " 아니, 난 공룡 경장 그쪽에게 볼일이 있어 찾아왔네만 회색빛 눈동자가 푸르게 변한다 무슨 볼일이시죠? 가능한 빨리 말씀해주시죠 서류 파일이 쌓여있어서 능청스럽게, 정말로 초면인 듯, 약간의 기분 나쁨을 섞어 대답했다 푸르게 변했던 눈동자가 다시 회색빛으로 돌아왔다 " 오랜만이잖아 인사는 하고 싶지 않은건가? " 무슨 작전이신걸까, 갑자기 생긋 웃으며, 심문실 의자에 다리를 꼬아 앉으신 경위님의 표정은 속내를 알 수 없는 포커페이스였다 가능한 빨리 돌려보낸 후에 더는 만나고 싶지 않았는데 " 뉘신지도 모르는데 인사를 굳이 할 필요가 있나요? " " 성화 관할서 소속, 경위라고 방금 그쪽이 얘기하지 않았나? 경위란 걸 알았으면, 인사부터 해야지 " 그런 건 상사들이 얘기 안 해주디? 갑자기 세게 나가는 말투에, 아무 말도 못하고 조용히 듣기만 했다 아 저, 그 - 더듬거리던 말을 단 한번에 잘라냈다 " 변명은 됐고, 인사나 똑바로 하죠? 정공룡씨? " - 공룡의 머릿속을 정리중입니다 [ 교란 작전 : 攪亂作戰 ] : 적의 힘을 약화시킬 목적으로 적을 혼란에 빠지게 하는 작전 혼란에 빠지게 하는 작전 ? 그렇다면, 우선적으로는 - 이 함정에 걸리지 않는게 최우선이다 걸렸다 하더라도 침착하기만 하면 될거야 이런 작전에 익숙하신 분은 아니실테니까 공룡 경장이 초록빛으로 빛나던 눈동자를 꾹 감고, 허리를 숙였다 " 안녕하십니까, 성화 관할서 공룡 경장입ㄴ - " 헉 - 명백한 실수다 입에 붙어버린 인삿말은 어느새 공룡 경장의 실수를 만들어냈다 잠뜰 경위의 입꼬리가 으쓱 올라갔다 " 성화 관할서, 공룡 경장님이셨나요? 저는 성화 관할서, 박잠뜰 경위 아니, 소개 할 필요도 없겠네요 " 이미 다 알고 계실테니까 아냐, 침착하기만 하면 공룡 경장이 손톱을 깨물었다 이미 틀렸음을 알고 있었지만, 또 다시 공룡 경장이 상황을 회피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먼저 가보겠습니다 - 덥석 공룡 경장의 손목이 잠뜰 경위에게 덥석 잡혔다 " 어딜 가는거야? 공 경장 상황을 회피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지 않다는걸, 잘 알고 있지 않나? " 누구보다 잘 아니까 이러는거예요 어떻게든 지워야 겨우 사람답게 이성을 차릴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두번 다시 제 앞에 나타나지 말아주세요 공룡 경장이 눈을 가리는 머리카락을 옆으로 쓸어넘기며 말했다 " 더는 성화 관할서 소속도 아니니까 - " 경위님 알아서 잘 해보세요 그럼 진짜로 가보겠습니다 공룡 경장이 자신의 손목을 꽉 잡은 잠뜰 경위의 손을 뿌리치고는, 이내 심문실 밖으로 달려나갔다 마음 속에서 무언가가 붉게 끓어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미안해요, 밉게 말해야 더는 찾아오지 않을 것이니까요 경위님은 목을 축이는 오아시스가 아니라, 오히려 갈증을 부추기는 바닷물인 것만 같아요 미안해요, 진심으로 고마웠어요, 진심으로 " 또 실패이십니까? 뇌내총괄자님? " " 아무래도 " - 공룡의 머릿속을 정리 중입니다 [ 네버엔딩 : never-ending ] : 끝이 없는 엔딩 혹은 무한한 엔딩 - 문제 될 시 삭제 - 편의상 님 호칭 제거 - 전편 보러가기 [ 위에서부터 오래된 순 ] - 잠뜰 경위 ver (1) : - 잠뜰 경위 ver (2) : - 덕개 경장 ver : - 공룡 경장 ver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