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1심 무죄 판결문…재판부 평가는? / KBS뉴스(News)

안희정 1심 무죄 판결문…재판부 평가는? / KBS뉴스(News)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판결문 전문을 입수해 분석해보니, 재판부는 안 전지사를 '소통하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했고 피해자 김지은 씨는 피해자답지 않았다며 위력에 의한 성범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윤봄이 기자입니다. [리포트] 재판부는 안희정 전 지사를 '소통하는 정치인'으로 평가했습니다. "운전 수행비서 대신 직접 운전하기도 했다," "나이 어린 흡연자들과도 어울려 담배를 피웠다"는 걸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특히 피해자에겐 나이와 직급이 낮은 데도 '고생했어요''감사합니다'와 같은 표현을 종종 사용했다는 겁니다. 이같은 평가는 안 전 지사가 위력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근거로 이어졌습니다. 대신 피해자라면 이랬어야 한다는 행동을 규정하고, 김지은 씨가 그러지 못함을 계속해서 강조했습니다. 안 전 지사가 담배 심부름을 시켜 피해자를 불러들인 날, 재판부는 "담배를 방문 앞에 두고 갔다면 간음에는 이르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며 피해자의 행동을 지적했습니다. 또 '씻고 오라'는 말에 피해자로선 그 이유를 물어볼 수 있었는데 묻지 않았다, 차내 추행 당시 운전 기사가 알아챌 수 있게 저항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같은 행동이 정신적으로 길들인 뒤 성적으로 착취하는 이른바 '그루밍'일 수 있다는 전문심리위원의 견해도 배척됐습니다. "그루밍은 아동상대 성범죄인데 김 씨는 고학력에 성년이 지났으며, 사회 경험도 상당한 사람" 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정혜선/김지은 씨 변호인/14일, 선고 직후 : "피고인의 유죄를 증명하는 그러한 증거들을 너무도 쉽게 배척하였습니다.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엄격한 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성폭력 사건의 특성에 대한 이해없이..."] 결국 왜 김 씨가 피해를 주장하는 지를 받아들이지 않은 재판부, 각 강제추행의 점은 어느모로보나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KBS 뉴스 윤봄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