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과 사랑은 같은 모습"…과학으로 밝혀낸 이별 극복법은? [뉴스브릿지] / EBS뉴스 2024. 04. 08
[EBS 뉴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소중하고 익숙한 대상과 헤어지게 되면 상실감이 크죠 이별은 왜 힘든 건지,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지, 뇌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통해 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들이 있다고 합니다 과학이 밝혀낸 이별의 비밀, 과학 전문 크리에이터, 궤도에게 들어봅니다 어서 오세요 먼저 이 과학적 관점에서 이별이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궤도 과학 크리에이터 사전적으로는 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할 것을 전제로 하거나 남녀관계 따위를 끊기 위해서 서로 떨어지는 것 당초 어떤 대상 존재와의 헤어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커플을 대상으로 많이 쓰이고요 친구, 동료, 지인 등에게도 사용을 많이 합니다 실제로 소통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이 관계가 복구할 수 없는 관계일 경우를 의미하고요 가수 윤하 님 같은 경우가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예측한 개념인 사건의 지평선 처럼 블랙홀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서 어떠한 정보도 관측할 수 없는 그러니까 내부와 외부가 완벽하게 단절되는 그 경계면을 활용해서 이별의 슬픔을 노래한 적이 있죠 서현아 앵커 블랙홀이라고 하니까 정말 이 이별의 무게가 어마어마하게 느껴지는데, 완벽하게 단절되는 경계면 그렇다니 이 이별이 힘든 이유는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궤도 과학 크리에이터 헬렌 피셔(Helen E Fisher)라는 인류학자가 이별을 한 학생들의 뇌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측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 실험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이별을 경험하게 만든 전 연인의 사진, 그리고 이제 낯선 사람의 사진 이거를 번갈아 보게 하고요 그 과정에서 변화하는 뇌를 뇌 MRI로 촬영을 해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봤더니 놀랍게도 이별 통보를 당한 사람들의 뇌는 사랑을 처음 시작할 때 사랑이 처음 시작됐을 때 뇌의 상태와 굉장히 비슷하더라 어떤 단계를 거치는지 차근차근 한번 보면요 신경 전달물질 도파민 이걸 비롯해서 가슴이 뛰게 만들고 흥분하게 만드는 노르에피네프린, 그리고 또 긴장하게 만드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이런 것들이 정말 왕성하게 분비가 됐는데요 사랑에 빠졌을 때 뇌가 그 행복감을 기억하고 있다가 갑자기 이별을 하게 되면 뇌가 상실감을 느끼면서 사랑이 결핍된 상태를 더욱 갈망하게 사랑이 결핍되니까 더욱 사랑했던 원래 상태를 갈망하게 되는 거죠 궤도 과학 크리에이터 그래서 이제 과거에 좋았던 기억이 점점 더 쾌락 중추를 자극을 해서 상대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 그런 집착 이런 게 강해지는 거죠 그러면서 뇌는 이별을 억지로 부정을 해보다가 결국 뇌가 이별을 받아들이고 더 이상 의미없는 부정이다 느끼는 순간, 그러니까 즉 현실로 돌아온 순간 노르에피네프린이 급격하게 분비가 되면서 이 호르몬 같은 경우에는 분노할 때 나오는 호르몬이거든요 그래서 혈압이 올라가고 가슴이 뛰면서 분노가 폭발하면서 흥분 상태가 되는 거죠 그래서 이별을 경험한 분들이 추억에 빠져서 막 기뻐하다가 울었다가 화냈다가 후회했다가 다시 추억에 잠겨서 기뻤다가 이 과정을 무한하게 반복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 이별하면 마치 사랑에 빠졌을 때 고백을 하지 못하는 경우 있잖아요 사랑에 빠졌지만 고백을 못하는 경우 그때 이 상사병이라 불리는 상태가 오는데 이별하는 상태가 그런 상태랑 비슷합니다 그래서 그 몸이 아프고 입맛도 없고 앓아눕게 되는 거죠 그래서 사랑에 빠진 순간과 비슷한 형태가 되는 것, 물론 그렇다고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처럼 감정 자체가 그렇게 같지는 않아요 어쩌면 그 몸이 사랑을 기억하고 있는 상태고 그 사랑을 다시 되찾고 싶다 이런 마음 때문에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그 몸의 주인을 뇌가 괴롭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힘들 수밖에 없죠 서현아 앵커 사랑부터 결핍 분노까지 정말 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는 이 이별, 그렇다면 어떤 이별이 가장 힘듭니까? 궤도 과학 크리에이터 사실 이별의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SNS로 이별을 통보한다든가 뭐 어떻게 서로 전화로 거절 이별 혹은 대면해서 이별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것들이 연인과의 이별에서만 국한해서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워낙 많은 이별이 있으니까, 그런데 그중에서 가장 서운해하는 이별은 잠수 이별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잠수 이별 피해자가 가장 괴로운 이유는 잠수하는 상황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거죠 연락을 기다리면서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 뭔가 이유가 있을 거다, 상황이 어떻게 된 거다 분명히 뭔가 사정이 있을 거다 이렇게 이해하려고 하는데 도저히 지금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을 때 우리의 뇌는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 자체를 가장 불편해합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가 보통 사주를 보거나 점을 보거나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도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으니까 어떻게든 인과관계를 만들어서 이해가 되는 상황으로 만들려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 뇌가 편안해지니까, 그런데 잠수 이별은 어떤 실마리조차 주지 않고요 그냥 소통 자체가 중단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뇌가 이해를 하고 싶어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모든 문제를 스스로의 문제로 돌아보게 만들게 되고 문제점을 스스로에게 찾다 보면 굉장히 괴롭죠 그래서 가장 힘든 이별의 방식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이별에 대한 아픔이나 트라우마를 좀 잘 극복하는 법이 있을지 조금 짧게 압축해서 부탁드리겠습니다 궤도 과학 크리에이터 사실 이별 같은 경우에는 워낙에 많은 분들에게 엄청난 고통과 후유증을 줄 수 있죠 실제로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볍게는 불면증이 오는 경우도 있고 질병을 유발하기도 하고 그래서 뇌과학자들이 이걸 극복하는 방법 이거를 또 이별을 통보하거나 서로 동의하에 헤어졌을 때 어떻게 하면 이들이 정상적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는데요 첫 번째 전략 같은 경우가 이별한 대상을 부정적으로 재평가하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과거 연인의 짜증스러운 습관 보기 싫은 모습을 떠올리는 거죠 즉 지나간 연인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거, 욕하는 거죠 모여서 친구들끼리 이제 안 좋게 이야기하는 이게 또 완화시킬 수 있겠다 두 번째 전략은 마음속에 남아 있는 이 여운 사랑의 감정은 정상적인 상태니까 이거를 무리하지 마라, 원래 그렇다라는 걸 받아들이는 거 또 세 번째는 그 헤어진 연인과 관계가 없는 생각에나 일을 하는 겁니다 맛있는 걸 먹고 취미생활을 하고 이런 것들이 헤어진 연인에 대한 생각을 대체할 수 있다 이런 전략이 과거에 사귀던 연인들에 대해서 좀 더 많이 해소를 시켜주지 않았나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러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뒤에 어떤 일이 왔느냐 봤더니 실제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는 이별에 대한 감정의 강도는 굉장히 낮아졌어요 그런데 결국은 본인에게 후폭풍이 좀 있었던 거죠 그래서 개인의 상태는 안 좋아진 게 부정적으로 비난하다 보면 완화되지만 심리적으로는 극심한 고통이 있다, 근본적인 해결은 안 되지만, 그래서 일시적인 방법이라도 너무 괴로울 때는 이 방법도 좋다, 장기적으로는 사실은 그대로 받아들이고 감정이 남아 있지만 우리가 이해하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렇군요 사실 관계가 소중할수록 이별의 아픔도 클 수밖에 없을 텐데요 추억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작을 위한 어떤 힘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