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차고 기관총 쏘는 ‘마피아의 전설’과 세계의 뺨에 생긴 상처, 안치용의 영화리뷰(영화평) ‘폰조’

기저귀 차고 기관총 쏘는 ‘마피아의 전설’과 세계의 뺨에 생긴 상처, 안치용의 영화리뷰(영화평) ‘폰조’

미국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마피아인 알폰소 카포네를 소재로 한 모든 영화 중에서 톰 하디가 연기한 알 카포네는 가장 특이한 캐릭터로 꼽힐 가능성이 매우 크다. 기저귀 차고 기관총을 쏘는, 뇌매독과 치매로 인해 앉아서 똥오줌을 싸는, 전설의 마피아의 생애 마지막 1년을 그렸다. 따라서 '폰조'를 범죄영화, 액션영화를 생각하고 관람한다면 극장 문을 나서며 크게 실망할 공산이 크다. '폰조'는 카포네를 따라다닌 두 가지 소문을 극화의 소재로 삼았다. 하나는 카포네가 숨겨놓은 1천만 달러 돈가방이고, 나머지는 카포네의 혼외자식이다. 이러한 ‘파격적 영화’는 무엇을 겨냥하였을까. 단순화하여 말하면 '폰조'는 범죄영화라기보다는 철학영화 같다. 가장 오래 남을 삶의 애착을 표상한 돈가방, DNA 안에 들어 있는 궁극적 애착인 혈연을 영화는 종과 횡으로 직조하면서 그 패브릭 위에다 모종의 성찰 같은 것을 던져놓는다. 상대성이론에서 설명하듯 성찰의 무게가 그 공간을 구부러뜨려 카포네라는 인물의 세계를 형상화하게 된다. 성찰은 업(業)이란 말로 바꿔도 무방하다. 종횡의 직조가 선행해야 그 위에 업을 올릴 수 있고, 이어 그 업의 무게로 직물이 휘어지는 상호작용이 일어나며 카포네의 삶을 최종적인 형상으로 보여주게 된다. 이 영화에서 바로 그것을 그려내었다. by 안치용 영화평론가 “쏟아지는 평범한 영화 속에서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by 조쉬 트랭크 감독 개봉 : 2020.10.14. 감독 : 조쉬 트랭크 출연 : 톰 하디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 103분 #폰조#톰하디#알카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