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인문학] ‘조용한 퇴사’는 현명한 태도일까?

[생활 속의 인문학] ‘조용한 퇴사’는 현명한 태도일까?

방송명: 라디오매거진 위크앤드(KBS1라디오, 97 3Mhz) 코너명: 생활 속의 인문학 (이호건 작가) 진행: 오태훈 아나운서 주제: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에 대하여 방송일: 2023년 7월 2일 [주요 내용]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란 실제 직장을 그만두지는 않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서 최소한의 일만 하겠다는 태도를 말합니다 사표를 쓰지는 않지만 업무에 대한 열정은 회수한 채 적당히 ‘영혼 없는 월급쟁이’로 남겠다는 일종의 ‘심리적 퇴사’에 해당함 ‘대퇴사’가 실제로 사표를 던지는 것인데 반해, 조용한 퇴사는 사표는 쓰지 않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사표를 던진 것과 진배없는 상태임 결혼에 비유하자면, 대퇴사가 이혼이라면 조용한 퇴사는 ‘졸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음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임제의현), ‘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그가 서 있는 곳이 모두 참되다’는 뜻임 -임제 선사의 주장처럼, 직급이나 직위에 무관하게 현재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주인이 된다면 그 상태는 모두 참된 삶임 직장에서 낮은 직급에 있는 사람도 자기 인생의 주인공처럼 행동한다면 당당한 주인이 됨 -우리 모두는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며, 자기 인생의 스토리를 써가는 시나리오 작가이자 자기 인생이라는 영화의 제작자이면서 감독임 게다가 자기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하여 인생이라는 영화를 찍고 있습니다 현재 찍고 있는 영화 속 장면(scene)이 ‘어느어느 회사의 어느어느 부서에서 무슨무슨 직무를 수행하는 김대리, 박과장’ 역할을 맡았을 뿐임 결국, 자기 인생의 관점에서 보자면, 주인공이기 때문에 주인의식을 가져야 함 -조용한 퇴사는 기업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 아니지만 개인 입장에서도 결코 현명한 처신이 아님 물론 직장이나 직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새로운 선택을 할 수도 있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용한 퇴사자로 머무는 것은 좋지 않음 떠날 때 떠나더라도 남아 있는 순간에는 열정을 다하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