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 갈아엎은 농민들..."수급조절 실패로 살값 하락"
[리포트] [앵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으로 식량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 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인 쌀값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농사를 지을수록 손해가 커지는 실정입니다. 농민들은 정부의 수급조절 실패가 쌀값 하락을 부추겼다며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시장격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철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김제시 봉남면의 한 논입니다. 콤바인이 들어와 수확해야 할 논에 트랙터가 등장했습니다. 트랙터가 지나가자 올해 첫 수확을 앞둔 조벼가 힘없이 쓰러집니다. "쌀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자 정부 정책을 규탄하며 논을 갈아엎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6만 5천 원이던 산지 쌀값은 올해 4만 3천 원 선까지 내려앉았습니다. 쌀값 통계가 시작된 45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입니다. 대신 물가가 오르면서 생산비용이 증가해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최현규/김제시농업인단체연합회 상임대표 "올해 인건비 올라, 농약값 올라, 기름값. 모든 물가가 오른 상태에서 400만 원이 안 될 것 같아요. 한 필지 수확을 해도..."] 이 같은 쌀값 하락이 정부의 수급 조절 실패 때문이라는 게 농민들의 주장입니다. 지난해 수확기에 정부가 양곡을 대규모로 풀면서 쌀값을 의도적으로 낮췄고, 또 쌀값이 폭락한 이후에는 역경매로 시장격리에 나서면서 하락을 부추겼다는 것입니다. [이대종/전농 전북도연맹 의장 "생산비를 보장하고 또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 을 요구하는 것이지 무슨 쌀값이 금값이 되길 바라는 게 아 니거든요. 구곡을 신속하게 정부양곡창고로 시장격리하고, 신 곡에 대한 시장격리를 발표하고, 그래야 일단은 쌀값이 안정 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또 양곡관리법상 임의규정인 시장격리를 강행규정으로 바꾸는 법 개정도 요구했습니다. 한편 농민단체는 오는 29일 2021년산 나락의 시장격리를 요구하는 상경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습니다. B tv 뉴스 유철미입니다. 영상취재 : 홍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