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묵의 살인자 ‘일산화탄소’…위험성 실험해 보니 / KBS 2021.03.24.
[앵커] 봄이 되면서 캠핑이나 차박을 즐기는 사람이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밤에는 날이 쌀쌀하다 보니 난방기구를 켜 두곤 하는데, 이럴 때 가장 위험한 게 일산화탄소 중독입니다. 얼마나 위험한지 이현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에선 자동차에서 하는 숙박, 이른바 차박을 하던 50대 남성이 숨졌습니다. 경기도에선 텐트에서 잠을 자던 남녀가 숨졌습니다. 일산화탄소 중독 때문입니다. 밀폐된 공간에 장시간 난방기구를 켜 놓은 게 화근이었습니다. 승용차에서 일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측정해 봤습니다. 텅 빈 상태에서의 농도는 0ppm. 부탄가스를 쓰는 휴대형 난방기를 가동하니 수치가 급격하게 올라갑니다. 실험 시작 30분 만에 140ppm을 기록합니다. 차량 안의 공기 상태는 이미 사람이 어지러움 등의 증세를 느낄 수 있는 수준이 됐지만, 겉에서 봤을 땐 아무런 이상한 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텐트에서도 같은 실험을 했습니다. 난방기를 튼 지 1시간여 만에 일산화탄소 농도는 440ppm까지 올라갑니다. 이런 상태가 6시간만 지속되면 건강한 사람도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이장우/한국가스감정연구원 대표 : "(산소보다) 일산화탄소는 헤모글로빈과 친화력이 200~300배 높습니다. 그래서 산소 공급을 막기 때문에, 이럴 경우에는 뇌 손상에 치명적이 되겠죠."] 일산화탄소는 냄새도 색깔도 없는 게 특징입니다. [김성민/강원경찰청 과학수사계 현장지원팀장 : "흡입을 해도 내가 일산화탄소를 흡입했는지, 이걸 알 수 없는 상태여서 상당히 위험한 가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피하려면, 밀폐된 공간에선 가급적 난방기를 사용하지 말고, 불가피하게 사용하더라도, 자주 환기를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