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UP]갑질인데 갑질 아니다 입주민 횡포는 견뎌야 | KBS 201006 방송

[앵커] KBS가 경남을 좀 더 살기 좋게 만들려고 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취재하고 준비하는 경남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시간입니다 관리사무소나 청소·경비 노동자에 대한 입주민의 폭언이나 폭행도 갑질이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도 입주민의 갑질을 막을 방법은 없다고 합니다 어떤 허점이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인터뷰] 오주신/경남주택관리사협회장 "아파트 입주민은 누구나 다 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관리비로 인해가지고 운영하다 보니까 관리비를 내는 입주자들은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을 위해 지불하는 아파트 관리비 관리비로 관리사무소 직원과 청소·경비 노동자를 고용하다 보니 입주민은 사실상 고용주나 다름 없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갑질이 아닌 입주민의 횡포 그 속에서 아파트 노동자들은 끙끙 앓고 있습니다 [TITLE : '갑질인데 갑질 아니다' …입주민 횡포는 견뎌야?]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아침 이른 시간부터 입주민들의 목소리로 소란스럽습니다 일부 입주민이 관리사무소에 아파트 공사내용을 따지러 온 겁니다 한동안 고성이 오가더니, 갑자기 관리사무소 직원을 향해 거친 말이 쏟아집니다 [녹취] (음성변조) "니는 미쳤다고 내 통화하고 지랄이야 아이고, 욕 한마디 한다고 죄 될까봐 아이구 미친년아 또라이 같은 년아 " 좇아가는 직원을 향해 폭행으로 추정되는 상황까지 벌어집니다 [녹취] (음성변조) 가지마, 가지마, 가지 마세요 퍽~ 입주민으로부터 욕설을 들었던 관리사무소 직원은 끝내 퇴직하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전 ○○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음성변조) "그 일로 인한 충격으로 계속 출근해서 똑같은 일을 겪을 거라는 생각에… 정신적으로 너무 불안하고 힘들어서 정신과 진료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 해당 입주민은 불합리한 결정을 따지다 벌어진 일이라며 함정에 빠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그러한 소란이 불가피했다고 보십니까?) 예예, 그들이 파 놓은 함정에 우리가 순진한 사람이 빠져든 겁니다 " 폭언에다 폭행으로 보이는 일까지 벌어진 상황 정신적 충격에 대한 민사적 책임은 물론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김영미/변호사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욕설을 한 점에 대해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고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하였기 때문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데도 입주민들이 소란을 피울 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입주민의 말에 해답이 있습니다 (음성변조) "무슨 욕을 하노 똑바로 하라고 했지 그것도 못하나 우리는 입주민인데 니가 뭔데, 입주민이 고용한 사람이 " 입주민이 관리사무소 직원을 고용했다는 인식 전형적으로 입주민과 관리사무소 직원 사이를 갑과 을의 관계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입주민과 관리사무소 직원, 혹은 청소·경비노동자들의 관계는 갑을 관계가 아닙니다 자치관리는 아파트 대표자 회의가, 위탁관리는 위탁받은 회사가 직접 고용주로, 어떤 경우에도 입주민이 아파트 관리 직원에 대한 직접적인 고용주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입주민이 아파트 관리직원에게 폭언이나 폭행을 하더라도 현행 직장내 괴롭힘 금지조항으로는 입주민을 처벌할 수 없습니다 현행 법률에는 고용주나 직접 동료의 행동만 갑질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전 ○○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음성변조) "고용노동부에 찾아가 갑질 신고를 했었어요 근데 그 때 당시 이분들 하고 제가 고용관계가 아니였기 때문에 특별한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 또 공동주택관리법은 입주자와 아파트대표자회의 등이 근로자에게 업무 이외에 부당한 지시를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지만, 적절한 업무지시와 부당한 업무지시인지 명확하지 않아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입주민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당하더라도 피곤하고 지리한 고소고발보다 그저 참고 버티기 일쑵니다 [인터뷰] 김영미/변호사 "사업장 밖이나 제3자에 의한 외부적 괴롭힘 등의 경우 피해 노동자를 보호할 수 없으니 제3자에 의한 괴롭힘으로부터 노동자 보호 등 규정이 미약한 부분에 대해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제도개선이 권고됐습니다 " 입주민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아파트 생활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해 온 관리사무소 직원과 청소·경비 노동자들 행복한 아파트가 살아가는 입주민에게 뿐만 아니라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행복한 일터가 되기위한 제도개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갑질 #관리직원 #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