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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제천 참사 1년…“변한 건 하나도 없어요” / KBS뉴스(News)
[기자] 지난해 화재가 발생해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화재 사건 기억하십니까? 정확히 지난해 오늘인데요. 사건이 일어난 지 1년, 피해자와 유족들, 또 화재 현장을 지켜본 시민들에게 화재는 여전히 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천 참사 1년, 화재 현장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1층 주차장 천장에서 시작된 불길은 순식간에 9층 건물을 집어삼켰습니다. 하늘은 검은 연기로 뒤덮였고 순식간에 29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그 후 1년 화재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건물은 주민들의 요청으로 2층 높이까지 가림막을 해놨습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여기는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에요. 아는 사람이 네 분이었어요. 무서워서 그길로 못 다니겠고……."] [이웃 주민/음성변조 : "빈 상가가 된 지가 1년이 넘었어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그 사건 때문에 그런지 가게가 잘 안 나고 있는 거죠."] 건물이 있는 곳은 제천의 번화가. 하지만 그 말이 무색할 정도로 눈에 띄게 사람이 줄고, 하나 둘 빈 가게가 늘고 있는데요. [허남인/인근 상인 : "오랜 단골들도 이쪽에 와서 밥 먹고 싶지가 않대요. 그냥 다른 데로 가자 해서 차 돌려서 가고 하셨다고……."] 활기를 잃은 골목만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상인들. 발길을 끊은 단골들 보다 지난 1년 마음이 무거웠던 건 다른 이유였습니다. [허남인/인근 상인 : "단골들도 희생이 되셨고, 아침에 인사하신 분도 오후에 운동 가셨다가 돌아가셨고 전날 여기서 식사하신 분도 운동 가셨다가 돌아가시고 머리가 한 보름은 멍하더라고요."] 화재 참사 일주년을 하루 앞두고 화재 현장을 찾은 민동일 씨. [민동일/제천 화재 유가족 공동대표 : "저희 어머니하고 제 여동생하고 제 여동생 딸인 제 조카하고 우리 흔히 그냥 하는 얘기로 삼대 세 명의 가족을 잃었죠. (여기) 사실은 와서 보고 싶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오면 생각이 많이 나니까요."] 29명의 참사 희생자 중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목욕탕에서 발견된 가족들. 사고 이후 지난 일 년 간 민 씨의 시계는 멈췄습니다.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했고, 화재 진상 규명에 매달렸습니다. 참사 희생자 유족 가운데 아예 제천을 떠난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민동일/제천화재 유가족 공동대표 : "다른 지역으로 간 사람도 있어요. 아예 이사를 간 사람도 있어요. 도저히 못 있겠다는 거죠. 제천이라는 도시에 있기 싫고…."] 화재 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추모비가 세워져 있었는데요. 이 곳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김남수/이웃주민 : "이름이라도 보려고 왔지요. 비 세운 건 잘 몰랐고 오늘 해놨다고 해서 그냥 보러 온 거예요. 목사님 보고도 싶잖아요."] 그곳에서 화재 현장에 있었던 한 피해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내일 다시 보자하며 헤어졌던 게 마지막이 됐던 그 날을 생각하면 감정을 추스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을환/화재 피해자 : "'오라버니 운동 많이 하셨나 보네요. 땀나는 거 보니까.' '그래 열심히 하고 가거라.'하고 내려왔는데 그게 마지막이 됐네요."] 운동 후 샤워를 하려다 불이 난 걸 알고 9층으로 대피를 했다는데요. [한을환/화재 피해자 : "(소방) 사다리차가 올라오더니 주저앉고 말았어요. 어떠한 이유인지 몰라도 헬기는 (멀리) 날아갔고요."] 모든 희망을 버리고 아내와 가족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고 합니다. [한을환/화재 피해자 : "아내한테 자식한테 하고 싶은 얘길 했어요. 이제는 마지막인가 보다 했는데, 정말로 민간 사다리차가 올라와서 살아났습니다."] 구조 직후 옥상까지 불길이 번졌지만, 사다리차를 끌고 온 한 시민 덕분에 가까스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올 여름까지 약물 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한을환/화재 피해자 : "제 친구가 아내를 잃어버렸고, 만나는 것조차도 정말로 미안하기 때문에 못 만나고 있습니다. 잠자리에 들 때 생각이 나요.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