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北] “지붕에 호박‧넝쿨 금지”…北 ‘살림집 이용 허가증’ / KBS뉴스(News)
북한 주민들이 살아가는 생활 모습은 어떤지 북한의 얼굴을 마주해보는 페이스北 시간입니다 북한에서 주택을 이용하려면 우리와 마찬가지로 전‧월세 계약서와 같은 ‘살림집이용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농촌 주택의 경우 ‘지붕에 호박이나 포도 넝쿨을 올려두면 안 된다‘는 계약 조항도 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강미진 데일리NK 기자와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강 기자님, 지붕에 호박을 올려두지 말라니 왜 이런 조항이 있는 거죠? [기자] 북한 주민들이 주택이나 건물을 사용하게 될 경우 사용 건물에 대한 이용 허가증이 있어야 합니다 살림집으로 이용하게 되는 경우 살림집이용허가증이 필요한데, 농촌 주민들의 주택이용허가증에는 건물 사용자의 의무와 지켜야 할 준수사항이 따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최근 데일리NK가 입수한 자료에서 특별하게 눈에 띄는 내용이 있었는데요 농촌 지역의 주택은 지붕에 호박이나 포도 넝쿨을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항목이었습니다 대부분 농촌에서는 뜰 안에 그늘을 만들기도 하고 더구나 최소면적을 활용하려고 호박 넝쿨을 지붕 위로 올리는 게 기본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조항이 있는 것은 호박이나 포도 넝쿨로 지붕이 파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농촌 주택일 경우 해당하는 특이한 조항이었는데요 도시에 있는 주택의 살림집이용허가증에는 또 다른 내용이 있나요? [기자] 살림집 관리 규정 제20조에 의하여 살림집 이용을 허가한다는 조항이 있고요 대부분 농촌 주택 이용허가증과 비슷하지만 도시의 경우 이사가 자주 있는 것을 감안한 듯 전 거주자와 현 거주자의 신분을 확인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사를 하게 되는 경우 전 거주자는 살림집 관리 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또 새로 입주하는 주민은 15일 안에 수속하고 2개월 내에 이사를 마쳐야 합니다 만약 이 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살림집이용허가증을 무효로 한다고 합니다 리모델링이라고 해서 오래된 주택들은 구조를 새로 변경해 쓰기도 하는데요 북한도 이런 경우가 있나요? [기자] 최근에 지어지는 평양의 아파트들은 거실이 넓게 설계되어 있지만, 80년대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조잡한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이런 구조를 바꾸려는 주민들이 늘게 되면서 이에 따른 아파트 붕괴 사고도 잇따르게 됐는데요 살림집이용허가증에 구조 변경을 하지 말라는 조항이 있습니다 만약 구조를 변경했을 경우 주택 회수 사항에 해당돼 처벌을 받거나 주택사용을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월세, 전세, 매매 등 상황에 맞게 계약서가 다 따로 있는데요, 북한은 어떤가요? [기자] 북한에서는 월세와 전세에 대한 계약서가 따로 없습니다 대부분 주택은 매매주택과 무상공급주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월세와 전세 계약 자체를 모릅니다 북한 주민들이 소유하는 살림집이용허가증을 발급하는 기관은 어딘가요? [기자] 살림집이용허가증을 발급해주는 기관은 해당 지역의 인민위원회의 도시경영부에서 발급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흔히 도시과라고 부르는 부서인데요 이곳에서는 주택사용허가증을 발급하고 회수 주택에 대한 이용허가증을 회수하기도 합니다 도시경영부에서는 국가 소유의 집을 팔고 샀을 때와 승인 없이 이용했을 경우 살림집을 회수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