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 100여년 전에 이런 SF소설이 나왔다고? 알파부터 엡실론까지 5등급으로 나뉜 인간들 │6분 안에 듣는 고전문학 [6분 클래식]

『멋진 신세계』 - 100여년 전에 이런 SF소설이 나왔다고? 알파부터 엡실론까지 5등급으로 나뉜 인간들 │6분 안에 듣는 고전문학 [6분 클래식]

📖 노태훈 평론가의 평론 ✏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1932년 발간된 SF소설입니다 조지 오웰의 『1984』, 예브게니 자마친의 『우리들』과 더불어 3대 디스토피아 소설로 불리기도 합니다 작가 올더스 헉슬리는 영국의 명문가에서 태어났고 특히 진화론자로 유명한 조부를 통해 과학적 사고에 기반해 문명과 세계에 대한 탐구를 소설적으로 전개할 수 있었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린 『멋진 신세계』가 그 대표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작품은 2500년 정도의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모든 인간이 기계적 ‘배양’을 통해 탄생하며 사회화 과정과 ‘소마’라 불리는 약물 섭취로 인해 걱정이나 우울 같은 부정적 감정이 제거된 유토피아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곳은 매우 끔찍한 세계이기도 한데요 ‘인간적’이라고 할 수 있는 조건이나 환경은 거의 사라졌지만 여전히 계급적 차이가 엄존하고, 구체적으로 느끼지는 못하지만 보이지 않는 통제와 억압 속에 놓여 있기 때문이죠 소설의 도입부에 묘사되는 인공부화 장소라든지 태어난 아기들을 세뇌하는 장면 등은 지금 읽어도 무척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그곳에서 일종의 실수로 다른 알파 계급과 달리 왜소하게 태어난 ‘버나드 마르크스’가 이 세계에 조금씩 의심을 품으면서 야만인 보호구역에 접근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이 세계의 야만인이란 인간의 뱃속에서 태어난 존재들을 뜻하는 것이었는데요 그곳에서 엄마 ‘린다’에 의해 문명적 교육을 받은 ‘존’이 이 세계에 등장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결국 이 가짜 행복을 폭로하고 거부하던 존이 비극적 결말을 맞는 것으로 작품은 마무리가 됩니다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멋진 신세계』는 매우 전형적인 SF 디스토피아 소설로 읽히는데요 거의 100여 년 전에 이런 세계를 구축해냈다는 점을 상기하면 사실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소설에 드러나는 역사, 철학, 과학, 종교, 문학 등 작가의 폭넓은 지적 배경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사회를 상당 부분 예견했다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소설이 반쪽짜리 유토피아/디스토피아 세계를 그려냈다고 여겨지는 것은 젠더적 한계 때문입니다 누구도 출산과 양육을 담당하지 않는 세계이면서도 사회적, 국가적 양육자로 여성이 배치되어 있고 여성들은 늘 피임약을 복용하면서 ‘자유로운’ 성생활을 영위하는데요 소설 속 인물의 비중이나 관계망에서도 그렇지만 남성적 세계관이라는 한계를 이 급진적인 작품에서도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멋진 신세계』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체제의 대립을 과감한 상상력으로, 또 풍자적으로 그려낸 탁월한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작가 올더스 헉슬리는 1948년 이 소설의 제2판의 머리말에서 다시 이 작품의 결말을 고민할 수 있다면 문명과 야만의 대립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제3의 사회 모델을 구상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20세기 이데올로기 대립의 시대를 통과해 21세기의 세계는 각자의 방식으로 국가와 체제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 작가가 현재의 세계를 바라본다면 어떤 모델을 지지할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인간에게 유토피아는 가능할까요? 가능하다면 여러분 각자가 생각하는 유토피아는 어떤 모습인가요? 『멋진 신세계』를 통해 멀리 여행을 떠나 보시기 바랍니다 낭독 및 내레이션 │김성현, 장윤실 배우 평론 │노태훈 문학평론가 일러스트레이터 │이나헌 작가 『멋진 신세계』를 교보문고에서⬇ #6분클래식 #고전문학 #멋진신세계 #올더스헉슬리 #SF소설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