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 리포트] 코로나19 다음은 H5N1? 조류발 팬데믹 인간 위협 (2023.02.27/뉴스투데이/MBC)

[기후환경 리포트] 코로나19 다음은 H5N1? 조류발 팬데믹 인간 위협 (2023.02.27/뉴스투데이/MBC)

지난해 여름 영국 북동부의 작은 섬인 판 아일랜드에서 촬영된 영상입니다. 바닷새들의 보금자리인 섬에서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습니다. 바위섬 곳곳에 푸른 깃털이 달린 바닷새가 쓰러져 있습니다.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죽은 바닷새를 찾아서 비닐백에 담습니다. 수거한 새를 담은 비닐백이 하나둘씩 쌓여 갑니다. [그웬 포터/영국 내셔널트러스트] "지금까지 수천 마리의 조류 사체를 수거했는데 이건 아마도 빙산의 일각일 겁니다." 지난해 11월, 대서양 건너 태평양 동부의 페루 해변입니다. 해변에 쓰러져 있는 새들은 긴 부리를 가진 펠리컨입니다. 바닷새와 펠리컨을 죽인 범인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H5N1 형입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펠리컨 한 마리가 고통스러운지 몸을 떨며 눈을 껌뻑입니다. 아프리카 남쪽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해변에서는 펭귄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거의 모든 새들을 감염시킬 수 있습니다. 차가운 바다에 사는 펭귄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전 세계의 축산 농가로도 급속히 퍼지고 있습니다. 이 바이러스 발병이 확인된 곳을 표시한 지도입니다. 유럽과 북미,남미와 아시아 등 전 대륙으로 퍼졌습니다. 2021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축산 농가에서 5천6백여 건, 야생 조류에서 4천2백 건이나 됩니다. 문제는 이 바이러스가 최근 새들은 물론 표유류까지 공격하고 있다는 겁니다. 펠리컨이 죽어가는 페루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된 바다사자 무리입니다. 새끼 바다사자 한 마리가 바닥에 누워 신음합니다. 기력을 잃은 바다사자의 모습이 애처롭게 보입니다. 많은 바다사자가 죽었습니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2월 8일)] "밍크와 수달, 여우,바다사자 등 포유류가 H5N1형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됐습니다. 바이러스가 최근 포유류로 확산하는 현상을 면밀하게 지켜봐야 합니다." 새들에만 퍼지던 바이러스가 포유류로 확산되자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각국의 방역 당국에 경고들이 켜졌습니다. 바이러스가 포유류를 감염시킬 수 있다면 다음은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코로나19에 이은 다음 팬데믹은 조류 인플루엔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팀 우예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2월 13일)] "포유류의 감염이 늘어나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바이러스가 앞으로 사람에게 퍼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조류 인플루엔자가 팬데믹을 일으키려면 크게 네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첫 번째는 접촉 단계입니다. 감염된 조류를 먹거나 배설물에 접촉했을때 바이러스가 사람 몸으로 전달되겠죠. 두 번째 단계는 다른 종으로 건너뛰는 종간 감염 단계, 즉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단계입니다. 하지만 종간 감염이 발생했다고 바로 공중보건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습니다. 감염된 사람만 앓거나 사망하는 것으로 끝난다면 한 사람의 문제입니다. 세 번째 단계는 바이러스가 사람과 사람 사이로 전파되는 전염력을 갖게 되는 단계입니다. 마지막 네 번째는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더 커져 재감염지수가 1을 넘을 때 즉 감염자 한 명이 한 명 이상을 감염시킬 때 팬데믹이 발생합니다. 전문가들은 지금 단계는 이 바이러스가 팬데믹의 네 가지 단계 중 두 번째 단계 즉 조류에서 포유류와 사람으로 건너오는 능력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경고합니다. 지금 유행하는 H5N1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1996년에 중국 광동성의 거위와 오리 농장에서 처음 발견됐습니다. 독성이 낮았던 바이러스가 축산 농가에서 돌연변이를 일으켜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된 겁니다. [최창용/서울대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 "(가축을) 밀집 사육을 하는 과정에서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가 새롭게 발견이 됐고, 이 바이러스가 다시 야생으로 유출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바이러스가 다시 돌연변이를 일으켜 인간 속으로 파고들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0년간 감염된 조류와 직접 접촉을 통해 감염된 사람은 868명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그중 45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걸리면 치사율이 52%나 되는 바이러스입니다. 지금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퍼질 위험은 없지만, 언제 바이러스가 그런 능력을 얻게 될지 모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축산농가에서 총 63건, 야생 조류의 배설물이나 사체에서 163건의 H5N1 감염이 확인됐습니다. 만약 이 바이러스가 치명적 돌연변이를 일으킬 경우 가장 중요한 건 최대한 빨리 발견해 전파를 차단하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감시 네트워크는 충분하지 않다며 급히 보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백신입니다. 미국은 H5N1 팬데믹이 발생할 경우 6개월 안에 1억 5천만 회의 백신을 생산할 준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 인구는 70억 명이 넘고 우리나라도 그중 하나입니다. 새로운 팬데믹의 위협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준비가 돼 있을까요? 기후환경 리포트였습니다.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 #기후환경, #코로나19, #H5N1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