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다듬으며] 하늘을 우러르고 나를 돌아보고 #nature #camping #healing
"생각을 머물며" 11월 말의 허허로움이 느껴지는 순간부터 12월 초 하늘의 시간에 멈춰 기도하고플 때면 나는 나무마다 눈에 띠는대로 어설픈 가지들을 제거해 준다 일종의 농장 시계 앞에 선 나의 생명의 의식행위이다 그것은, 굳이 말하면 두 가지, 나무를 다듬어 그 나름의 조형을 갖추려는 나무에 대한 '자의적 묵계'와, 또 하늘을 우러러 나의 마음을 비우려는 나무를 향한 '자연발생적 투사'이다 가지치기에 의미화한 행위 그나마 남은 잎 허전하게 달고 있는 녀석들을 칠 때는 잠시 멈칫 해진다 없앤다는 어감을 마음에 품고 작업한다는 것에 따른 여린마음 탓이다 동시에 어설픈 빈가지로 대지의 세계 빗장을 풀어 하늘공간을 훤히 마주하고픈 생각때문이다 그 뒤엔 과감한 톱날이 쓱싹쓱싹 사각사각 소리를 남긴다 나무 한번 바라보고, 하늘 한번 우러르고, 나 자신 한번 들여다 보고, 12월 농장의 자연 시계는 자연스럽게 돌아간다 그 순환의 공간에 나는 머물음을 느끼고 여흥을 만끽한다 24121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