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서 분리한 학생 누가 맡나…'폭탄 돌리기' 우려 / EBS뉴스 2023. 10. 24
[EBS 뉴스12] 지난달부터 시행된 학생 생활지도 고시에는 다른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한 학생을 분리 조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그런데 이 분리 조치를 누가, 어디서 할지를 두고, 학교에선 벌써부터 갈등의 골이 깊습니다 이상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번 학기부터 시행 중인 학생 생활지도 고시입니다 학생이 수업 중 돌발행동을 하거나 수업을 거부하면, 교실 밖으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분리된 학생을 누가, 어디서 지도할지는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습니다 올해 말까지 학칙을 개정해야 하는데, 별도의 인력이나 예산 지원은 없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인천 OO중학교 생활지도부장 교사 "교장, 교감 선생님이 그거(분리 조치 담당)에 대해서 거부하는 학교 같은 경우에는 이제 어디에다 보내냐는 거죠 폭탄 돌리기가 돼버린 거예요 어찌 보면 지금 상황은 " 이렇게 되면 생활지도 담당교사는 물론, 상담교사에게 업무가 몰리게 돼, 교사들의 본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인터뷰: 경기 OO초등학교 상담교사 "상담실이 혼나서 오게 되면 아이들이 힘들 때 도와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학교 안에 1차적 안전망 역할이 없어지고, 이게 상담교사의 본질적인 업무를 저해하게 되기 때문에… " 서울교사노동조합이 교사 3,8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은 별도의 인력이 분리 조치를 맡아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별도의 담당 인력이 없다면, '교장, 교감 등 관리자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84 4%로 압도적이었습니다 학교 관리자에게 문제행동 학생에 대한 관리와 지도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상일 교사 / 서울 강덕초등학교 "교장, 교감 선생님들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 주었으면 하는 그런 요구가 있는데 사실 이것이 학교 자율적으로 하다 보니까 교장, 교감 선생님들의 선의에 기대야 되는 그런 또 상황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제도적으로 명시가 되어야 되지 않을까… " 대구,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교육청의 지침을 통해, 학교장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다만 학교장이 학생 분리 조치에 대한 책임을 맡더라도, 추가적인 인력과 예산 지원이 없다면 지속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석승하 교장 / 서울 조원초등학교 "학교 현실에서는 여유가 있는 교사들이 없기 때문에 예산이나 인력 투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는 거고, 그 부분에 대한 예산은 학교 현재 예산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 교권과 함께 모든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생활지도 고시 학교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드려면, 예산과 인력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EBS뉴스 이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