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과 정의 무너져”…‘27년 검사’ 끝낸 尹, 정치 시작? | 뉴스A

“상식과 정의 무너져”…‘27년 검사’ 끝낸 尹, 정치 시작? | 뉴스A

뉴스에이 동정민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을 떠납니다 임기를 4개월 앞두고 전격 사퇴했는데요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고 있다”고 여권을 강하게 비판하며 “검찰에서 자신의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뭘 할건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정치권은 오늘 발언 중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이 말을 정치 선언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닷새 뒤면 대선이 정확히 1년 남게 되는데요 지금까지는 가상 후보였던, 대선 빅3 후보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판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오늘 다각도로 짚어드리겠습니다 먼저, 검사 윤석열의 마지막 날을 김민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오전에 휴가를 내고 오후에 대검찰청으로 출근한 윤석열 검찰총장 차에서 내린 윤 총장의 첫 발언은 사직이었습니다 [윤석열 / 검찰총장]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고 합니다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지금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 오는 7월 임기 만료를 넉 달 앞두고 총장직을 던진 겁니다 [윤석열 / 검찰총장] "저는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고 있기가 어렵습니다 검찰에서의 제 역할은, 이제(여기)까지입니다 "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려는 여권의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판한 윤 총장은, 총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자신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 검찰총장] "제가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에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 본인이 정치 활동이라고 밝히진 않았지만, 이미 정치 행보의 시작이라는 분석이 법조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윤 총장 출근길에는 지지자들이 몰려와 응원했습니다 [현장음] "윤석열 총장님 파이팅! 고맙습니다!" 윤 총장은 별도의 이임식 등을 갖지 않고, 대검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마지막 퇴근길에 올랐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곤입니다 imgone@donga com 영상취재: 홍승택 영상편집: 오영롱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 구성원들에게 보낸 긴 편지는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윤 총장 사퇴로 검찰 대행체제가 불가피해졌는데요 졸지에 수장을 잃은 검찰 내부 분위기는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대검찰청 현장에 공태현 기자 나가있습니다 공 기자, [질문1] 윤석열 총장이 조금 전에 퇴근을 했죠? 직원들이 많이 나와서 배웅을 했다면서요? [리포트] 네 윤석열 검찰총장은 1시간 전쯤 이곳 대검찰청을 떠났습니다 1층 현관에서 직원들이 건넨 꽃다발을 받고 악수를 했는데요 윤 총장의 퇴근길 발언 들어보시죠 [윤석열 / 검찰총장] "사람이 들어올 때 나갈 때 잘 판단해서, 저도 27년 공직생활 동안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많은 분의 도움으로 후회없이 일했다고 생각합니다 " 윤 총장의 퇴근길에는 검찰 직원 백여 명이 함께 했는데요 대검 현관 전광판에 "총장님 사랑합니다"라는 문구를 띄워놓기도 했습니다 윤 총장은 앞서 오후 4시쯤 검찰 내부망에 사직의 글을 올렸습니다 총장직 사퇴가 "검찰의 권한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며 "동요 없이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 글에는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떠나 안타깝다"거나 "잊지 않겠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질문2] 검찰 내부가 뒤숭숭할 것 같은데, 총장 사퇴를 두고 어떤 반응이 나오고있나요? 윤 총장의 사퇴 발표에 검찰은 하루종일 술렁였는데요 "올 것이 왔다"면서도 윤 총장 없는 검찰의 앞날을 걱정하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후임 총장이 임명될 때 까지는 당분간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총장 권한대행을 맡게 됩니다 검찰 내부에서는 윤 총장의 역할은 사퇴 이후 더 중요하다며, 검찰을 대변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달라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한 수사관은 검찰 내부망에 "당신들이 바라던 대로 됐다 이제 속이 시원하냐"는 글을 올리며, 윤 총장을 압박해 온 여권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대검찰청 앞에서 전해드렸습니다 ball@donga com 영상취재 : 김영수 영상편집 : 조성빈 그동안 쭉 임기만은 지키겠다고 했던 윤 총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 들어 여권에 직격탄을 내놓더니 갑작스럽게 사의까지 이어졌죠 그는 주변에 “내가 그만둬야 여권이 멈출 거 같다”고 말했다는데요 2일 아침 인터뷰 보도부터 3일 대구 방문, 4일 사퇴까지 긴박했던 48시간을 정현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대구고등검찰청을 방문한 윤석열 검찰총장,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겠다는 여권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윤석열 / 검찰총장 (어제)] "(검수완박)이라는 것은 어떤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으로서 헌법 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국정원 댓글 수사 이후 좌천돼 근무했던 대구에서, 검찰총장으로서 마지막 공식일정을 앞두고 한 발언이었습니다 후배 검사들과 간담회와 만찬을 마치고 나온 윤 총장의 얼굴은 다소 상기돼 있었습니다 [윤석열 / 검찰총장 (어제)] "대구가 내가 여러 차례 근무한 데라 여기 정이 많이 들어서 여러 가지 얘기를 했어요 우리 여러분들 너무 고생이 많습니다 " 거취에 대한 고민을 끝낸 듯 후련하다는 표정으로 서울로 가는 차에 올랐고 오늘 오전 휴가를 냈습니다 이때 자택에서 사퇴 입장문을 가다듬은 걸로 보입니다 앞서 윤 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도,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은 "검찰을 폐지하려는 시도"라며 "검찰과 검찰총장이 미워서 추진되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검찰 안팎의 지인들이 윤 총장으로부터, "내가 그만두어야 여권이 멈출 것 같다"는 말을 이미 수차례 들은 시점이었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윤 총장과 만나겠다고 했지만, [박범계 / 법무부 장관 (그제)] "전 언제나 열려있고 만날 생각이 있습니다 " 윤 총장의 사퇴 결심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확고했습니다 채널A 뉴스 정현우입니다 edge@donga com 영상취재 : 홍승택 영상편집 : 이재근 윤석열 총장이 그동안 칼을 대온 권력형 수사 사건들입니다 지난 인사 때도 이 수사팀을 해체하지 말라고 요구해 관철시켰었는데요 윤석열 없는 검찰에서 이 수사들은 과연 어떻게 되는 건지, 이은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이른바 권력 수사팀은 자리를 지켰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무부 측에 강력히 유임을 요구한 결과였습니다 [조남관 / 대검찰청 차장(지난달 22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요 사건의 수사팀 현 상태 유지와 임의적인 핀셋 인사는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한 상태입니다 “ 하지만 윤 총장 사퇴로 산 권력 수사의 동력이 유지되기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월성 원전 폐쇄, 울산시장 선거개입,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수사팀이 영장 청구를 놓고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거나 내부 의사결정이 지체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윤석열 / 검찰총장(지난해 10월)] "과거 정부에서 검찰이 힘 있는 사람,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너무 움츠러들었기 때문에 그걸 제대로 만들어놓자고 새기고 있습니다 " 검찰 관계자는 "바람막이 역할을 해 온 윤 총장이 물러나면서 검찰 전체가 외부 입김에 취약해 질 수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친정부 인사가 후임 총장에 임명되면 수사팀이 대폭 물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윤 총장은 어제 대구고검·지검 관계자 간담회에서 "인사권자 눈치를 보지 말고 힘 있는 자도 원칙대로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퇴임 뒤 벌어질 상황을 의식한 윤 총장의 마지막 당부였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 elephant@donga com 영상취재 : 홍승택 영상편집 : 변은민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을 가리켜 “우리 총장님”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이라 했었죠 두 사람의 애증의 관계도 막을 내렸습니다 사의 표명한 지 75분 만에 대통령은 전광석화처럼 수용했는데요 사의 수용 여부를 미루고 있던 신현수 민정수석도 함께 교체했습니다 ‘결별’ 메시지를 명확하게 보낸 것으로 보입니다 전혜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만호 / 대통령 국민소통수석]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의를 수용했습니다 "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한 지 75분 만입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후임 검찰총장 임명은 법에 정해진 절차를 밟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만간 지명될 후임 검찰총장 후보로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 등이 거론됩니다 청와대는 윤 총장 사의 수용을 발표한 지 45분 뒤에 신현수 대통령 민정수석의 교체 사실도 발표했습니다 신 수석은 검찰 고위직 인사를 두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은 후 사표를 제출했고, 자신의 거취를 대통령에게 일임한 상태였습니다 새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김진국 감사원 감사위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법무비서관을 지내며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과 호흡을 맞췄던 대표적인 친여권 법조인입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검찰 수사를 받을 때 문 대통령과 함께 변호인으로도 나섰습니다 [김진국 / 대통령 민정수석] "엄중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되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맡은 바 소임 최선을 다해서 수행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여권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논란을 빨리 정리하고 분위기를 다잡아 검찰개혁을 밀고 나가려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윤 총장의 기습 공격을 친정부 인사로의 신속한 진영 재정비로 막아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국민의힘은 "전광석화 같은 깜짝 결정"이며 "대놓고 폭주를 하겠다는 선언" 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채널A 뉴스 전혜정입니다 hye@donga com 영상취재 이성훈 이기상 영상편집 김민정 #채널A뉴스 #실시간 #뉴스 ▷ 공식 홈페이지 ▷ 공식 페이스북 ▷ 공식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