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용추구곡 Gapyeong Yongchugugok Valley

가평 용추구곡 Gapyeong Yongchugugok Valley

연인산 도립공원 내 용추구곡은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승안리에 위치하며 해발 900m인 칼봉산에서 발원하여 옥녀봉을 감싸듯이 흐르는 계곡이다 24㎞에 걸쳐 와룡추,무송암,탁영뢰,고실탄,일사대,추월담,권유연,청풍협,귀유연,농원계 등 9개의 절경지가 있어 옥계9곡 또는 용추9곡이라고도 하며 가평 8경 중 제3경으로 손꼽힌다 잣나무숲이 우거지고 암벽과 능선을 끼고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는 곳곳에 천연 수영장 같은 탕을 만든다 제1곡 와룡추(臥龍湫) 이 곳은 누웠던(臥) 용이 하늘로 오르는 형상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용추라고도 한다 몇길이나 되는지 알수 없는 용추가 두 개나 되고, 그 옆으로 새하얀 바위들이 계곡을 뒤엎은 채 몇 억겁을 버티고 있으니, 보는 이로 하여금 하늘의 비상한 조화를 헤아리게 하는 절경이다 폭포의 바위에 ‘臥龍湫’ 라는 각자가 희미하게 남아 있어 그 위치를 짐작 할 수 있다 유중교는 “냇물이 바위의 끝에서 네갈래로 갈라져 폭포를 만든다(溪從巖顚分四道作懸瀑)”고 설명했고, “물이 모여 큰 솥 같은 소를 이룬다(下匯爲圓湫如大鍋)”고도 노래했다 제2곡 무송암(撫松岩) 옛날 한 여인의 집에 스님이 시주를 와서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여인이 이기 낳는 게 소원이라고 하자 스님은 용추구곡 미륵바위에 소원을 빌면서 바위를 떼어 끓여 먹으라고 했다 여인은 스님이 시키는대로 했더니 석달 열흘 뒤에 태기가 있어 아기를 낳았다 이후 아기를 못 낳는 여인들이 이 곳에 와서 빌면 틀림 없이 아기를 낳는다고 한다 지금도 바위에는 돌을 떼어낸 흔적이 있다 냉골은 한여름에 찬 바람이 불어와 흐르는 땀을 식히며 쉬어가기 참 좋은 곳이다 제3곡 탁영뢰(濯纓瀨) 옛날 단군이 세상을 처음 열었을 때 중국의 천자를 지내고 있던 형이 조선을 구경하러 와서 용추구곡에 마음을 빼앗겼다 천자는 조선을 빼앗을 궁리를 했고, 이를 안 단군 부인 용녀는 재주를 부려 비를 내리게 했다 그런데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강이 넘치고 사람들이 물에 휩쓸려 떠내려 갔다 천자는 용녀의 재주를 겁내 두 번 다시 조선을 넘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제4곡 고슬탄(鼓瑟灘) 푸른 소에 흐르는계곡 물소리가 때로는 북소리처럼 우렁차고 때로는 거문고 소리처럼 고요한 모습으로 보인다 하여, 고슬탄이라고 지어졌다 현재에 이르러 그때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바위에 부딪쳐 흘러 내리는 계곡의 물소리가 아름다운 계곡이다 제5곡 일사대(一絲臺) 물빛 속까지 훤히 들여다 보이는 것이 하얀 긴 실타래를 풀어 놓은 듯하고, 일렁이는 물살은 자연을 노래하며 유유히 를러간다 깊은 소가 있는가 하면, 가늘면서 길게 흘러가는 모습, 꼬불꼬불하게 흐르는 계곡 등 다양한 모습을 이루고 있다 제6곡 추월담(秋月潭) 달 밝은 가을밤을 연상시키는 바위 아래 깊게 파인 동그란 웅덩이가 작은 소를 이루고 계수나무에 토끼가 놀 듯 가을 밤의 전경들이 물 속에 가라앉아 하늘과 맞닿는 듯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넓은 바위를 지나 흘러 내리는 유유한 추월담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시를 읊었던 옛 선조들 떠올리게 한다 제7곡 청풍협(靑楓峽) 푸른 숲이 계곡과 맞 닿아 푸른 빛으로 물들은 모습을 보고 지은 이름이다 반짝이는 녹색의 단풍나무 사이로 만들어진 긴 협곡과 흰 바위 위를 구르는 물방울들이 시원함을 만들어 낸다 주위로 우람한 서어나무들이 둘러서 계곡을 보호하는 듯하다 제8곡 귀유연(龜遊淵) 옛날 하늘나라에 옥황상제를 모시던 거북이가 이 곳을 내려다보니 물이 얼마나 깊은지, 검푸르다 못해 까맣게 보였다 거북은 호기심에 옥황상제 몰래 이곳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아무리 내려가도 끝이 닿지 않아 다시 올라와 바위에서 쉬었다 옥황상제는 법을 어긴 거북을 바위로 만들었다 일명 용담으로, 하늘에서 내려온 거북이 쉬는 듯한 모습이라 지녔다 제9곡 농원계(弄湲溪) 용추구곡의 마지막 구비인 이곳은 경사진 기암괴속을 힘차게 내려오는 물살이 장관을 이루어 농원계라 불렀다고 한다 구곡(九曲)을 설정한 이는 성리학의 원조격인 송대의 주자(朱子)였다 주자는 푸젠성의 무이산 아홉구비 계곡의 경치가 뛰어나다며 무이구곡(武夷九曲)이라 이름짓고 노래했다 성리학을 배운 조선의 유림들도 국내 명산을 돌아다니며 구곡론을 폈다 조선말기 성리학자인 성재(省齋) 유중교(柳重敎, 1832~1893)가 용추계곡을 둘러보고 구곡의 이름을 명명했다 유중교는 “무릉 도원이 따로 없고 여기에 있으면 세상 모든 시름을 잊을만 하다”고 감탄했다 그는 계곡의 아름다움을 노래로 지었으며, 아홉구비마다 이름을 붙여줬다 글씨는 유근식이 써서 각각 바위에 이름을 새겨 놓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