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225 박소은 - 멘트 + 크리스마스의 거짓말 (앵앵콜) @ 홍대 상상마당 라이브홀 박소은 2022 일기콘
어렸을 때부터 믿지는 않았어 크리스마스건 거기 얽힌 것들이건 그래도 선물 하나쯤은 받고 싶어서 크리스마스만 오면 바보가 되기로 했지 제일 큰 양말을 골라 문고리에 걸고 갖고 싶었던 것들을 은근히 말했지 제작년에는 게임기 작년에는 인형 올해는 문화상품권이 갖고 싶었지 아홉시가 되면 난 자는척을 하고 엄마가 문을 열고서 조심히 들어와 머리맡에 선물을 내려놓고 나서 내 머리를 쓰다듬고서 문을 닫았지 난 그게 좋았던 거야 게임기나 인형보다 난 그게 좋았던 거야 그깟 선물 같은 것 보다 길었던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으면 몰랐던척 선물을 들고 뛰어 다녔지 산타가 찾아왔다고 선물을 줬다고 말하는 날 보는 엄마가 유독 빛났지 그래서 그랬어 더 순수한척 하면 귀엽단듯 웃음짓는 엄마가 좋아서 그래서 그랬어 더 바보같이 굴면 언젠가 끝날 이 시간이 길어질까봐 난 그게 좋았던 거야 게임기나 인형보다 난 그게 좋았던 거야 그깟 선물 같은 것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