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주면 신고한다”…경찰 사칭해 불법 체류자 금품 뜯어

“돈 안 주면 신고한다”…경찰 사칭해 불법 체류자 금품 뜯어

[앵커] 최근 경찰을 사칭한 남성이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금품을 갈취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금품을 주지 않으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알리겠다고 협박했는데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윤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구의 한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의 집. 경찰 복장을 한 남성이 현금 카드를 살펴보며 취조하듯 물어봅니다. ["이 친구께 왜 너한테 있어. (아니요. 아까. 맞아요.) 이거 주면 안 돼."] 이 남성은 가짜 경찰. 경찰을 사칭해 불법체류 사실을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천350만 원을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지난 10월부터 이곳 와룡시장 인근 주택가와 논공공단 등 대구 외국인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동일한 수법의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외국인지원센터와 교민회가 확인한 피해자만 10명이 넘고, 피해액도 5천만 원에 이릅니다. 불법 체류자들이 신고를 꺼리는 탓에 경찰 신고는 3건에 불과합니다. [피해 불법체류 노동자/음성변조 : "미등록 (상태이기) 때문에 겁이 나서 무서워요. 신고 안 해요. 나중에 이 문제가 커져서 출입국사무소까지 신고하면 바로 고향에 가요."] 교민회는 SNS를 통해 피해 예방법을 공유하고, 피해자들에게 경찰 신고를 독려 중입니다. [이상복/주한 필리핀교민회 회장 : "대한민국 경찰은 외국인 피해자에게 비밀 유지와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비밀번호, 금품을 요구하면 가까운 지구대나 경찰서, 112로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편, 경찰은 용의자를 40~50대의 한국인 남성으로 특정하고 행방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희정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