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양육비, 10년을 안 주더니…형사고소하자 1억 원 바로 지급 / EBS뉴스 2023. 05. 10

[단독] 양육비, 10년을 안 주더니…형사고소하자 1억 원 바로 지급 / EBS뉴스 2023. 05. 10

[EBS 뉴스12] 오늘은 홀로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와 그 자녀를 위한 '한부모가족의 날'입니다 이혼 후 자녀를 기르면서도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한부모와 그 자녀들에게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해보는 날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0월, 양육비를 주지 않는 이른바 '나쁜 부모들'을 형사고소할 수 있도록 법이 바뀌었습니다 10년이 넘게 양육비를 주지 않은 첫 형사고소 사건의 피고소인은 재판을 앞두고서야 1억에 육박하는 양육비를 지급했습니다 박광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이혼 후 두명의 자녀를 홀로 돌봐온 엄마는, 양육비를 주지 않은 아빠를 형사고소했습니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밀린 양육비만 1억 2천여만 원입니다 양육비를 주지 않는 아빠나 엄마를 형사고소할 수 있도록 법이 바뀐 후 이뤄진 첫 고소 건, 이른바 1호 사건입니다 인터뷰: 최민희(가명) / 양육비 미이행 형사처벌 1호 고소인 (지난해 10월) "뼈를 깎는 마음으로 살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양육비 미지급은 아이들을 정서적 경제적으로 학대하는 것입니다 법 규정대로 엄격한 형사처벌을 부탁드립니다 " 이 사건은 이후 검찰로 송치됐고, 이번 달에 검찰시민위원회를 통해 기소 여부가 다뤄질 예정이었습니다 사건이 형사재판으로 넘어가게 되자, 아빠는 남은 밀린 양육비 9천 6백여만 원을 모두 보내왔습니다 인터뷰: 최민희(가명) / 양육비 미이행 형사처벌 1호 고소인 "그 큰 금액이 한 번에 입금이 됐어요 감옥은 들어가기 싫었나 보죠 형사 고소 이거 보통 일 아니에요 이렇게까지 안 오게 만들어야 하고 법이 진짜 아시다시피 이행명령, 감치명령 그 산들이 좀 높아요 여기까지 와야 해결되잖아요 얼마나 지치고 힘든지 가슴이 벅차네요 " 현재 양육비를 주지 않는 한부모를 형사고소하려면, 우선 법원의 이행 명령을 받고, 또 돈을 주지 않아 구치소 등에 수용되는 이른바 '감치' 처분이 내려져야 합니다 1호 사건의 경우 이 절차만 3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습니다 법원의 감치명령을 받아도 당사자가 확인했는지가 법적 쟁점이 되기도 합니다 형사고소 3호 사건의 경우엔 고소당한 비양육자가 경찰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사건이 멈춰 버렸습니다 인터뷰: 3호 사건 관련 경찰 관계자 "조사를 하려고 숱하게 노력을 했는데 안 나와요 소재지도 밝히지 않고 체포 영장을 신청해가지고 소재를 추적해서 검거해서 조사를 하려고 했는데 두 번이나 기각이 됐거든요 (취지는) 감치명령 결정문을적법하게 그 사람한테 도달해야지 이게 도달한 것으로 본다 " 비양육자가 주소지를 숨긴 채 연락을 끊으면,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 감치명령이 없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 국회 발의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이 영 대표 / 양육비해결총연합회 "요점은 양육비를 지급했느냐 안 했느냐 그게 고의이냐 이 부분에 대해서 봐야지 법원으로부터 감치를 받았는데 감치 받은 사실을 몰랐다 이것이 양육비 채무 불이행의 형사 고소에 면죄부가 될 수는 없잖아요 " 또 형사 소송이 양육비를 주지 않는 한부모에게 경고가 되려면 사법당국의 판단도 중요하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민승현 변호사 / 양육비 미이행 사건 대리 (법무법인 디라이트) "형사처벌이 정말 이루어지고 있구나 그리고 그렇게 해서 사람들이 조금 더 양육비를 이행하는 데 강제성을 띨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는 것 이것이 현실적으로 제일 지금 당면한 이 채권자들의 과제가 아닌가… " 국가가 양육비를 우선 지급하고 채무자에게 돌려받는 '양육비 대지급제'가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김영주 / 국회부의장 "국회가 법을 만들고 한 걸음 뗐다고 했는데, 법을 완성하는 과정에 시행령이나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이 오늘 많았습니다 법을 다시 우리가 개정을 해서라도 빈곤가정 특히 한부모 가족에 대한 지원 정책을 꼼꼼히 챙겨야 하겠다 " 지난해 양육비를 준 경우는 40 3%로 아이를 돌보는 한부모 열 명 가운데 여섯 명은 양육비를 받지 못했습니다 EBS 뉴스 박광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