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 마암, 말바위
푸른 언덕이 꿈틀거리며 달리다가 높은 곳에서 끊겨 기운이 머무르네 검은 바위는 쇠 삼태기처럼 생기고 험준한 산은 언덕이 쌓여 이루어졌네 맑은 강은 백 리를 흘러가는데 그 아래 깊은 무엇이 생겼어라 물이 솟아 구름 안개 피어나고 비가 오니 물고기와 교룡이 섰네 옛날에 신마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바위 밑에 날마다 나와 놀았다네 별 보고 울면서 새벽 안개를 차고 풀을 뜯으며 어두운 물가에 서 있었네 갑자기 놀란 용과 같아서 고삐를 맬 수가 없었다네 힘이 세고 용맹스런 남 장군은 병법으로 귀신 같은 전략을 썼는데 대나무로는 인형을 만들고 금 굴레로 말머리를 매었다네 채찍을 날리며 전쟁터로 나가서 날듯이 뛰어 가을 송골매 날 듯 백두산 돌은 세차게 떨어지고 두만강 물은 마셔 없애는구나 하루 저녁에 우두머리 별 떨어지니 원통한 기운이 두우성을 찔렀다네 슬피 울던 말은 흔적도 없으니 강하늘의 저녁 구름도 슬퍼한다네 수백 년 만에 내가 와 보니 부질없이 강물만 유유히 흐른다 단풍은 바위 언덕을 덮었는데 석양의 눈동자만 먼 곳을 헤낸다 지나간 흔적 물을 곳이 없어서 슬픈 노래 홀로 배에 의지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