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추적] “3분이면 열쇠 위조”…도난 차 밀수출 속수무책

[현장 추적] “3분이면 열쇠 위조”…도난 차 밀수출 속수무책

앵커 멘트 우리나라에서 일 년에 많게는 만 대 이상의 차량이 도난되고 이 중 상당수는 외국으로 밀수출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형식적인 수출통관 절차와 폐차장의 불법행위가 도난차량의 밀수출을 방조하고 있는데요 도난 차량의 밀수출 과정을 추적했습니다 홍찬의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밤중 깜깜한 공터에서 차량이 컨테이너에 실리고 있습니다 어둠 속 은밀한 작업입니다 다음날 경찰과 함께 확인해봤습니다 몽골로 수출될 화물차 2대가 나옵니다 녹취 차량 밀수출 용의자(음성변조) : "나는 심부름만 해 주는 거뿐이에요 " 해당 자동차를 조회해봤습니다 녹취 자치단체 자동차 관리과 담당자(음성변조) : "도난으로 신고돼서 자진 말소됐고 본인이 오셔서 신고했어요 " 2대 모두, 최근에 도난당한 차들입니다 녹취 도난 차량 주인 : "CCTV 카메라도 사실 몇 대가 주위에 있고 해서 걱정 없이 세워뒀던 건데 아침에 나왔더니 차가 없더라고요 " 차량 절도는 순식간에 이뤄집니다 최근 가장 도난이 잦은 차종입니다 잠겨있습니다 이 차를 열쇠 업체에 열어달라고 의뢰해봤습니다 열쇠 구멍을 확인하고 휴대용 제작 기계에 차종과 숫자를 입력하자 불과 3분 만에 열쇠가 완성됩니다 문도 열리고 시동까지 걸립니다 인터뷰 열쇠 기술자 : "(기계에) 입력만 하면 다 알아서 깎으니까 금방 배우죠 좀 어려운 차들도 있는데 이런 식으로 된 차들은 좀 쉬운 편이고 " 훔친 차들은 어떻게 수출될까? 인터뷰 도난 차량 수출 대행업자(음성변조) : "컨테이너 적재를 내가 이 마당에 갖다 놓고 여기서 적재할 수도 있어요 우리나라 시스템이 지금 그걸 통제 못 하는 거예요 " 관세청에 제출한 수출 신고서에는 오래된 연식의 차량으로 신고하고 실제로 컨테이너에는 도난 차를 실어 수출하는 것입니다 컨테이너 안을 일일이 확인 못 하는 통관의 허점을 악용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수출된 도난 차량 대신 국내에 남겨진 노후 차량은 어떻게 처리할까? 한 폐차장에 수출 신고된 차량이 주차돼 있습니다 차량 절도범 일당이 밀수출 도난 차량 대신 폐차하라고 맡긴 차입니다 녹취 폐차장 주인(음성변조) : "차가 말소된 거니까 차 사라 그러면은 누구라도 사죠 (그러니까 (폐차 신고된 줄 알고) 속아서 (차를) 사셨다는 거예요?) 네 그러니까 저희는 확인할 길이 없잖아요 " 폐차 신고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전산으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녹취 폐차장 주인(음성변조) : "수출 예정이지 폐차가 아니잖아요? (저도 지금 (폐차 신고된 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 오늘 처음 본 거예요 " 밀수출된 도난 차 대신 10여 대의 노후 차를 무단 폐차했다고 결국 실토합니다 녹취 폐차장 주인(음성변조) : "저희는 폐차하고 그냥 해체했죠 죄송해요 " 취재가 시작된 뒤 서울 동작 경찰서는 차량 절도 밀수출 일당과 폐차업자 등 6명을 검거하고 불법 대포차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연간 도난 차량은 많게는 만여 대, 피해액도 800억 원으로 이 넘습니다 도난 차 대부분은 밀수출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서재용(관세청 통관기획과장) : "컨테이너에 대해서 우리가 수출 나가는 물품에 대해서 끄집어내서 이렇게 검사하는 부분에 대해서 부담을 많이 가지고 있죠 " 이런 문제점이 드러나자 관세청은 뒤늦게 도난 차량 바꿔치기를 막기 위해 컨테이너 적재를 지정된 장소에서만 하도록 했습니다 현장추적 홍찬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