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기욕난량

48 기욕난량

器(그릇 기) 欲(하고자할 욕) 難(어려울 난) 量(헤아릴 량) 입니다. 량(量)은 가득차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사자를 직역하면, '그릇은 가득 채우기를 어렵게 한다'가 되겠습니다. 달리 말하면, '그릇은 가득 채워지지 않는다'는 말인데요' 언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 말은 주(周)나라의 종묘(宗廟)에 설치되어 있었다는 우좌(宥坐, 右坐)라는 그릇의 일화에서 비롯됩니다. 공자께서 어느날 주나라 종묘(宗廟)를 제자들과 구경가게 됩니다. 孔子觀於周廟而有欹器焉(공자 관어 주묘이 유 기기언) 공자께서 주나라 종묘를 살피다가 기울어진 그릇이 있기에, 孔子問守廟者曰 此為何器(공자문 수모자 왈 차위하기) 공자께서 종묘지기에게 묻기를 이 무엇을 하는 그릇인가? 對曰 蓋為右坐之器 (대왈 개위우좌지기) 대답하기를 아마도 우좌지기 일 것입니다. 孔子曰 吾聞右坐之器 (공자왈 오문 우좌지기) 공자 가로되 내 우좌지기를 들은 바 있다. 滿則覆 虛則欹 中則正 有之乎 (만즉복 허즉의 중즉정 유지호) 가득차면 엎어지고, 비게 되면 기울고, 반쯤차면 바로서니, 그러합니까? 對曰 然 (대왈 연) 그렇습니다. 孔子使子路取水而試之 (공자 사 자로 취수이 시지) 공자께서 자로를 시켜 물을 떠와 시험하게 하니, 滿則覆 中則正 虛則欹 (만즉복 중즉정, 허즉의) 가득차면 뒤집어지고, 반쯤 차니 바로 서고, 비게되니 기울어지더라. 孔子喟然嘆曰 嗚呼 惡有滿而不覆者哉(공자 위연 탄왈 오호 오유 만이 불복자 재) 공자께서 한숨 쉬며 탄식하기를 오호라 어찌 가득차고 엎어지지 않는 것이 있을소냐? 즉, 세상 모든 것은 차면 기운다는 일월영측(日月盈昃)의 이치를 그릇이 보여준다는 말입니다. 공자께서는 가득 차게 되면 뒤집어지니, 가득 차기 전에 덜을 줄 알아야, 비로소 바로 설 수 있게 된다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부유하면 검소해야 하며, 높은 자리에서는 오히려 몸을 낮추고, 용감하면 두려워할 줄 알아, 그릇이 가득 차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렇듯, 훌륭한 군주는 항상 이 그릇을 왕좌의 오른쪽에 두고 있었다하여 이 그릇을 우좌지기(宥坐之器)라 불렀다고 합니다. 이후 우좌지기(右座之器)는 비우지도, 가득 채우지도 않는 중용의 가르침을 전하는 문구되었습니다. 유좌지기(宥坐之器 )라고도 부르는데요. 너그러울 유(宥)는 오른쪽을 뜻하는 또 다른 한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