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후년 의대 감원' 법안 상정…의료계는 "2025 정원부터" / EBS뉴스 2024. 12. 20
[EBS 뉴스] 국회가 현재 고2 학생들이 대학에 가는 내후년부터 의대 정원을 다시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합니다 이미 입시가 진행된 내년 정원을 손대기보다 차선책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다음 주에 야당 주도로 국회 상임위를 통과할 가능성이 큰데요 의료계는 여전히 내년도 정원부터 조정이 필요하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의 논의 과정에 관심이 쏠립니다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VCR] 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정치권-의료계 첫 만남 野 "문제 해결의 시작은 대화 국민·전공의·의대생 일상 돌아가야" 의료계 "이대로면 의료대란 갈수록 심각 2025 의대모집 중지, 교육부 대책 내야" 공개 토론회도 추진 의료사태 해법 나올까? ------ 서현아 앵커 취재기자와 조금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금창호 기자 나와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네, 탄핵 정국 이후에 상당 부분 정책들이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정치권과 의료계가 처음으로 만나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어떤 내용 오갔는지 자세히 짚어주시죠 금창호 기자 의대교육을 관할하는 상임위죠 국회 교육위 김영호 위원장과 의료개혁 정책을 종합적으로 관장하는 국회 보건복지위 박주민 위원장이 어제 의료계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두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부와 여당의 강압적 태도로 의료대란이 발생했다고 비판하면서 국회가 책임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는데요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지원 발표 이후 전공의들은 병원에 돌아오지 않고 의대생들은 수업을 듣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갈등과 대결의 시간을 멈추고 대화와 타협의 시간이 시작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도 "매우 급하게 정책을 추진하면서 의사결정의 내용이나 과정 등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됐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서로 협력하고 대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의대 증원과 같은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의료계엄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부가 손을 놓고 있어 극다적인 상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교육부가 대학입시 4년 예고제에 따라 증원 정책을 추진하거나 지난 4월이나, 9월 중에 대책만 마련했으면 극단적인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단 겁니다 박 비대위원장은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내년도 의대 모집 중지를 포함해 의학 교육의 위기와 의료 대란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으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박단 대전협 회장도 의대 증원 등 정책이 중단되지 않으면 전공의와 의대생이 현장에 돌아갈 일은 없을 거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입장은 여전히 강경하지만, 앞으로 함께 사태를 논의할 길은 열렸는데요 야당과 의료계는 정부와 의료계 관계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를 개최해 해결 방안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대화의 물꼬를 튼 건 어찌 됐든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지금 의료계가 여전히 가장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입시부터 멈추라는 거죠 그런데 이미 지금 너무 멀리 오지 않았습니까? 수시 모집 합격자 발표까지 난 상황인데 이걸 되돌릴 수 있는 겁니까? 가능성이 있습니까? 금창호 기자 말씀하신 상황 때문에 실현되기는 상당히 어려워 보입니다 이미 의대 수시 합격자 발표가 났고, 최초 등록 역시 마감된 상태입니다 39개 의과대학의 수시 모집인원 규모는 3천118명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약 70%에 달하고 기존 입학정원인 3천58명보다도 많은 숫자입니다 이런 상황에 정책을 철회하면 혼란이 커서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대화에 참여했던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도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 주장에 대해 "열어놓고 생각하는 것이긴 하지만 백지화까지는 합의된 게 아니"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교육부 역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언급했습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에 반영하지 않거나, 정시모집을 하지 않는 방안 등을 주장하는데, 관련법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란 겁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발언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지난 18일) "(대입 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할 수 있는 예외적인 사항이 천재지변 같은 사항에만 국한됩니다 실질적으로는 그래서 우리가 이 정원 변동을 천재지변으로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정시의 그 숫자를 바꾸는 것은 법령적으로 좀 불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조차 마땅한 방법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12 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한의사협회는 브리핑을 통해 의대 증원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면서, 구체적인 방법 역시 정부가 마련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박형욱 비상대책위원장 / 대한의사협회(지난 5일) "지금 이 상황은 누구든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 상황에서 저희 비상대책위원회는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대책은 정부에서 결자해지의 입장에서 내놓아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이렇게 당장 의대 증원 철회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정시 모집 원서접수는 오는 31일부터 시작됩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올해는 조정 가능성이 사실 거의 희박해 보이는데, 그렇다면 내후년 그러니까 2026학년도 입시가 중요해집니다 이때는 의대 정원 조정 가능성이 있을까요? 금창호 기자 네, 내년도 입학정원과 관련해서는 정부는 꾸준히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의료계에서 과학적인 단일안을 제시하면 2026학년도 이후 증원 규모를 유연성있게 논의할 수 있다고 이미 수 차례 밝혔습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역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같은 입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지난 18일) "2026년은 저희가 여야의정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저희가 입장을 내놓은 게 있습니다 그래서 열린 마음으로 하여튼 저희가 원점에서부터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조정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국회의원과 김윤 국회의원이 각각 발의한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인데요 강 의원의 법안에는 특히, 정원 조정뿐 아니라 정원을 줄일 수 있게 '감원'을 직접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그동안 천재지변 등 입학전형을 조정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이 한정적이어서 정원을 줄이는 게 힘들다는 입장을 밝혀왔는데요 강 의원은 '이전 학년도 증원 규모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 등을 이유로'도 정원을 조정하는 내용을 법안에 담았습니다 이 법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되면, 법적 근거가 마련돼 정원 조정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입시와는 별개로 지금 의대 교육이 사실상 1년 가까이 멈춰 있는데, 이 교육 여건도 걱정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학생들이 증원하게 되면 잘 가르칠 수 있게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는데 어떻습니까? 잘 되고 있는 겁니까? 금창호 기자 교육부가 증원 의대에 오는 2030년까지 5조 원을 투입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체감할 만한 변화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특히, 탄핵 정국 이후 과연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 현장의 걱정은 큽니다 이런 상황에 교육부는 앞으로 '의대교육지원관' 조직을 새로 만들어 대응할 계획입니다 소위 '의대국'은 내년 1월 1일자로 출범할 예정인데, 교육부 관계자는 의대 관련 사항을 이곳에서 종합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장에서는 갑작스런 인원 증가에 내년부터 교육이 어려울 거란 아우성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증원 비율이 가장 높은 충북대의 걱정이 더 큽니다 전국의대학부모연합회는 성명서를 내고 "충북대 의대 정원이 3배로 늘면서 카데바가 1년에 40구 더 필요해진 상태"라며 "카데바 한 구에 20~30명이 붙어 눈으로만 보거나 책과 3D 교재로 해부학을 배워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또, 내년도 의대 신입생 수가 175명인데, 1학년 교실 책상 수는 66개뿐이라고 교육환경이 열악한 점을 강조했습니다 충북대 고창섭 총장은 이런 걱정에 대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주차장 부지에 임시 교실을 만들어 해부학 수업을 하겠다고 대책을 내놔, 의료계의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 의정 갈등 문제는 너무나 오래 이어졌고, 또다시 새 학년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정말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서 표류하고 있는 의료 정책 그리고 교육 여건 개선 지금이라도 원만하게 정리되기를 바라겠습니다 금창호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