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수출이 막혀서?”…‘수만 톤 쓰레기 산’의 비밀 / KBS뉴스(News)

[뉴스 따라잡기] “수출이 막혀서?”…‘수만 톤 쓰레기 산’의 비밀 / KBS뉴스(News)

[기자] 이게 뭐로 보이시나요? 동네 뒷산 같아 보이는데 다름아닌 쓰레기 더미입니다. 각종 산업 폐기물이 쌓여 만들어진 이 쓰레기더미 때문에 마을 주민들의 고통은 물론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어쩌다 이같은 쓰레기 산이 만들어졌을까요? 지금부터 현장으로 가 보시죠. [리포트] 경북 의성군의 한 마을.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잿빛의 산이 시야에 들어오는데요. 온갖 폐기물들이 모인 쓰레기 산에서 어찌된 일인지 뿌연 연기가 나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 : "소방서에서 왔다 갔다 하는데도 밤새도록 타던데. 일하는데 냄새가 나서 못 하겠어요."] 지난 일요일 오전부터 시작된 불길은 좀처럼 잡히지 않아 어제까지 이어졌는데요. [이정환/의성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장 : "폐기물 속에는 다양한 인화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 누적된 양이 엄청납니다. 그래서 진압에 상당히 애로 사항이 있습니다."] 화재의 원인은 원인불명의 자연발화. 쓰레기가 썩으면서 발생되는 가스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게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권현수/의성군청 새마을환경과 계장 : "내부 가스가 발생하면서 화재가 발생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크게 일어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크고 작은 화재로 골칫덩이인 것도 문제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이 쓰레기산 자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보면, 전체 4만 제곱미터 넓이에 폐비닐부터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 각종 쓰레기가 엉켜있는데요. 바로 먼지와 악취의 주범이라고 합니다. [마을 주민 : "창문을 못 열죠. 아침에는 환기 같은 걸 아예 못 시켜요."] [마을 주민 : "냄새도 그렇고 공기도 안 좋고 해서 빨래도 될 수 있으면 안에다 넌다니까. 밖에 안 널고…."] 주민들은 빨래는 커녕 환기조차 시키기 어렵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바람까지 불면, 날아드는 쓰레기 때문에 더 힘들다고 합니다. [마을 주민 : "별난 게 다 다 내려와요. 말도 못 하게 약도 있고 물감, 폐비닐에 싸인 물감도 있고 별것이 다 있어요."] [마을 주민 : "이런 스펀지 조각이 이렇게 날아와서 이 안에 소복하게 모인다니까요. 저 밑에 봐요."] 사람들만 힘든 건 아니라고 합니다. 농작물을 키우는 비닐하우스. [마을 주민 : "먼지가 쌓이고 빛을 덜 보니까 진짜 피해가 크죠. 하우스 비닐을 씌워서 5년 쓸 것을 결국 2년이나 3년 밖에 못 쓰죠."] 5월이면 출하하는 가지, 오이 등의 작물이 죽어나가기 시작한 것도 쓰레기 산이 생긴 무렵이라는데요. [마을 주민 : "먼지가 쌓이고 쌓이고 하니까 비닐 위에 태양을 제대로 못 받잖아요. 그래서 죽고 뿌리 자체서부터 이게 죽기 시작하니까 다 죽었잖아요."] 견디다 못한 한 주민은 아예 비닐하우스를 새로 지어 겨울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 : "작물이 계속 죽으니까 제가 방법이 없잖아요. 6월 말 되면 죽으니까.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겨울 농사만 지어요."] 새 비닐하우스에 큰 돈이 들지만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마을 주민 : "난방비가 워낙 많이 들어가니까 크게 이득은 못 봐요. 일 년의 수확량이라든지 모든 게 떨어질 수밖에 없죠."] 피해는 또 있다고 하는데요, 쓰레기 차 소음으로 소들까지 영향을 받는다는게 주민들의 주장입니다. [마을 주민 : "소들 밥 주면 중장비 소리 나는 곳만 보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소가 사료도 잘 안 먹고 등급이 안 나올 수밖에 없는 거예요. 전부다 2등급 밖에 안 나왔고 소들이 스트레스 받아서 수정이 안 돼요."] 참다 못한 주민들이 군청에 피해를 호소했지만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마을 주민 : "군에서는 해준다, 해준다고 말로만 그렇게 하지, 언제부터 치우겠다는 그런 것도 없어요."] 군이 이 업체에 허가한 폐기물 보관량은 총 2천여 톤 남짓. 하지만 현재 이곳에는 7만 4천여톤이 쌓여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무려 허가량의 34배가 넘는데요, 큰 원인은 바로 재활용 폐기물 수출이 어려워졌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