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Pick!] 욱일기 부산항 입항, 국민 감정은 어떡하나

[토마토Pick!] 욱일기 부산항 입항, 국민 감정은 어떡하나

지난 29일 일본 자위함대 호위함이 한국이 31일 주최하는 다국적 해양차단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욱일기를 단 채로 부산항에 입항했습니다. 국내에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빗발치자 정부는 “국제적 관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지요. 그러면서 국방부는 "욱일기와 자위함기는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오늘 토마토Pick은 욱일기 논란을 정리했습니다. 욱일기는 현재 일본의 자위대가 사용하고 있는 공식 군기이자 과거 일본 제국의 군기였습니다. 가운데 붉은 해를 상징하는 일장이 있고, 그 옆에 햇빛이 뻗어나가는 모습의 욱광을 배치했다고 해서 욱일기라고 불립니다. 메이지 유신 때인 1870년 5월 15일 전쟁 깃발로 처음 채택되었으며 1945년 8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이 항복할때까지 사용됐습니다. 이후 잠시 끊겼다 1954년 6월 30일 자위대가 창설되며 다시 채택됐습니다. 욱일기는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와 곧잘 비교되는데요. 일본은 군부가 정권을 잡고 군국주의화, 파시즘화 돼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독일 나치당과 비슷합니다. 다만 하켄크로이츠는 나치당의 당기로 시작했으나 이후 나치 독일의 공식 국기와 군기가 되었고, 욱일기는 일본군의 군기로 남았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는 있습니다. 사후 대응에서도 다른데요. 독일은 전후 반나치법을 제정하면서 이와 관련된 상징을 금기시켰지만 일본에서는 전후 반나치법과 같은 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없었고, 지금도 큰 문제의식 없이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일본이 공식 군대를 자위대로 대체한 상황에서, '군기'인 욱일기의 사용은 과거 제국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일본 내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이 활발한 현 시점에서 그 저의는 더욱 의심스럽습니다. 일각에서는 '일제는 홀로코스트, 인종주의, 반유대주의 등 수준의 행위는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에 욱일기는 괜찮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이는 명백한 서양 쪽 시점입니다. 일제는 욱일기를 달고 한반도를 식민지배하면서 학살, 생체실험, 위안부 등 비인간적인 행위를 자행했습니다. 나치, 일제의 사상과 이들이 저지른 전쟁 범죄는 경중을 따질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일본은 전혀 반성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일본 외무성은 지난 2019년 욱일기 홍보 자료를 게시하면서 자위함기를 욱일기의 일종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해상자위대 자위함기와 육상자위대 자위대기는 1954년 제정된 자위대법 시행령에 따라 욱일 모양을 사용하고 있다”며 홍보 자료에 1998년 자위함기를 달고 부산항에 입항한 일본 자위대함 사진을 실었습니다. 왜 우리 군과 정부는 “자위함기는 욱일기가 아니다”라는 거짓 해명까지 하면서 욱일기를 단 해상자위함 입항을 허가했을까요? 우리 국민 정서상 용납하기 어렵지만 ‘욱일기 게양’을 막을 국제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 때문일 겁니다. 국제 관례상, 해군 함정이 외국 항구에 기항할 때는 해군기와 국기를 게양한다고 합니다. 또 국제법 상 해군 함정은 치외법권 지역으로 인정되는데요. 해군 함정은 외국 영해에 들어가더라도 그 나라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일본 국내법은 자위함기 게양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설명대로 욱일기를 사용하지말라는 국제협약이 없고, 일본 국내법은 자위함기 게양을 의무화하고 있으니 한국 정부가 막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을 왜 국방부가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일본이 한국과 한국 국민을 존중하고 한일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욱일기를 일장기로 대체한다거나, 그럴 수 없다면 이를 설명하고 양해를 요청했어야 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굴종 외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강제징용 대납안을 합의하는가 하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도 긍정적입니다. 이번에는 욱일기입니다. 욱일기에 담긴 상징성을 애써 무시한 채 '욱일기와 자위함기는 다르니 한국에 들어와도 괜찮다'라는 것이 현 정부의 기조라면 이는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물의 반잔'을 마저 채우는 것이 우리 국민의 눈물이 아닐까 우려됩니다. ● 제작진 기획: 미디어토마토 구성 취재: 박창욱 기자 연출: 방유진 PD 영상이 마음에 드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버튼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미디어토마토 http://linktr.ee/mediatomato 뉴스토마토 http://newstomato.com 페이스북   / newstomatono1   트위터   / newstomato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