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나갈게요. 쉬고 계세요.” 시골에서 힘들게 올라온 시어머니 두고 집 밖으로 나가버린 며느리. 어머니는 서랍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서류를 발견하고 마는데...

“저 나갈게요. 쉬고 계세요.” 시골에서 힘들게 올라온 시어머니 두고 집 밖으로 나가버린 며느리. 어머니는 서랍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서류를 발견하고 마는데...

기다린 지 20분 정도가 지나, 더는 못 기다리겠다는 생각에, 며느리에게 전화를 걸려던 찰나, 저 멀리서 터벅터벅 걸어오는 은정이가 보였습니다 편안한 옷차림에, 머리는 대충 묶은 모습이었죠 조금 기다리셨죠? 죄송해요 제가 집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요 며느리는 제게 다가오며, 고개를 까딱거렸습니다 그리고, 제 옆에 놓인 짐을 힐끔 보더니, 곱지 않은 눈빛으로 바라봤습니다 그냥 올라오시지 무겁게 뭘 또 이런걸 들고 오셨어요 미숫가루 보낸지가 오래되었잖니 다 먹었을 것 같아서 들고왔지 그리고 좋은 들기름도 가져왔어 며느리는 제가 싸 온 미숫가루와 들기름을 열어보지도 않고, 통째로 베란다로 옮겼습니다 순간 마음이 조급해진 저는 며느리를 향해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알겠어요, 그런데 좀 있다 정리 할게요 베란다도 시원해요, 잠깐 저기 놓아도 괜찮잖아요 저 볼일이 있어서 잠깐 앞에 좀 나갔다 올게요 쉬고 계세요 그렇게 한마디 남기고, 며느리는 쌩하니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차 한 잔 대접하지는 못할망정, 시어머니를 집에 덜렁 두고 나가는 모습에 황당하기까지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