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쿠 엉덩이야~!!! 눈 오는 날의 달동네 스케치
아이쿠 엉덩이야~!!! 눈 오는 날의 달동네 스케치 첫눈? 마지막 눈? 올 겨울동안 비는 많이 내렸지만 눈은 처음이다 입춘 지난지 달포가 다되었는데 웬 폭설이람? 필자(김가중)네 마을은 아랫동네와 기온차도 심하고 눈도 많이 오는 곳이다 밤새 오락가락 하는 눈발에 출근길을 서둘던 이웃들이 기어이 눈길에 나동그라진다 거푸 서너 번 씩 나뒹굴고 나니 비명이 낭자하다 “아이쿠 엉덩이야!” 부지런한 이웃들이 연신 비질을 하지만 소용없다 자동차가 언덕길에서 썰매처럼 미끄러져 아슬아슬한 곡예를 벌린다 승용차 한 대는 아예 도로 옆 풀숲에 코를 박고 처박혀 킁킁거리며 어쩔 줄 몰라 허둥댄다 우리 동네의 겨울 일상이다 아랫마을로 내려오니 거리에 눈이 없다 다 녹아 질척거릴 뿐이다 함박눈이 바람에 이리저리 휘몰아치는데 구름사이로 햇빛이 쨍하니 비추어 그림자가 선명하다 눈 내리는 고궁을 거닐 고저 창경궁을 찾는 연인들이 많았는데 하필이면 월요일이다 서울의 고궁들은 월요일 휴관이다 서울대 병원으로 걸음을 옮기니 언론사들의 대형카메라들이 함박눈을 맞으며 여기저기 세워져 있다 코로나19 30번째 확진자가 오늘 이 병원에 격리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