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농부] 그리운 바다 성산포-이생진(낭송:나종삼)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생진 아침 여섯시 어느 동쪽에나 그만한 태양은 솟는 법인데 유독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다고 부산피운다 아침 여섯시 태양은 수만개 유독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 것으로 착각 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나와서 해를 보라 하나밖에 없다고 착각해온 해를 보라 일출봉에 올라 해를 본다 아무생각 없이 해를 본다 해도 그렇게 나를 보다가 바다에 눕는다 일출봉에서 해를 보고나니 달이 오른다 달도 그렇게 날 보더니 바다에 눕는다 해도 달도 바다에 눕고나니 밤이된다 하는 수 없이 나도 바다에 누어서 밤이 되어 버린다 성산포에서는 설교는 바다가 하고 목사는 바다를 듣는다 기도 보다도 더 잔잔한 바다 꽃보다 더 섬세한 바다 성산포에서는 사람보다 바다가 더 잘 산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절망을 만들고 바다는 절망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절망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절망을 듣는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은 가장 죽기도 좋은 곳 성산포에서는 생과 사가 손을 놓지 않아 서로 떨어질 수 없다 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나는 내말을 하고 바다는 제말을 하고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기는 바다가 취한다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밑에서 코를 골았다 저 섬에서 한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뜬눈으로 살자 바다에서 돌아오면 가질 것이 무엇인가 바다에선 내가 부자였는데 바다에서 돌아오면 가질 것이 무엇인가 바다에선 내가 가질것이 없었는데 날아가는 갈매기도 가진 것이 없었고 나도 바다에서 가진 것이 없었는데 바다에서 돌아가면 가질 것이 무엇인가 ※ “그리운 바다 성산포”는 성산포에 관한 총81개의 각각의 시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의 시가 전부 모여 한편의 시가 되는 형식입니다 여기에 소개하는 “그리운 바다 성산포”라는 시는 81개의 시에서 일부를 모아 조합하여 낭송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