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멍 자국·둔기 흔적...범인은 누구?
앵커 멘트 한 다세대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불이 난 집 안에서 70대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초 화재로 인한 사고로 보였는데, 경찰이 타살의 흔적을 발견하면서 사건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승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경찰이 타살이라고 보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멘트 네, 현장조사결과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경찰이 부검을 해봤더니 멍자국에 둔기 사용 흔적까지 나왔습니다 명백한 타살의 흔적인데요, 그렇다면 누군가 할머니를 살해하고 화재로 증거를 없애려 했을 가능성이 큰 겁니다 누가 왜 이런 끔찍한 일을 벌였을까? 사건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엿새전인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의 한 3층짜리 다세대 주택에서 시커먼 연기가 솟아오릅니다 출근하는데 거기 3층에서, 3층 두 번째 창문에서 연기가 새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거기 (직원)한테 빨리 올라가 보라고 해놓고 바로 119에 신고했었어요 화재가 난 건 이날 오전 10시 45분 쯤 불은 이웃들의 발 빠른 신고와 소방대원들의 신속한 출동으로 20여분 만에 진화됐습니다 그런데, 집안으로 들어간 소방관들에게 쓰러져 있는 할머니의 모습이 발견됩니다 인터뷰 이창근(1팀장/마포소방서 구조대) : "도착을 했을 때는 창문 쪽에서 유독 가스가 새어 나오는 상태였고 안 방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불이 천장으로 안방에서부터 올라오고 있었어요 (안방에) 할머님이 쓰러져 있는 상태였거든요 " 소방관들은 안방에 누워있는 할머니를 구조해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함준민(서대문 소방서 미근 119 안전센터) : "맥박이 없는 걸 확인하고, 호흡도 없는 걸 확인하고, 의식 없는 걸 확인하고 저희가 바로 심폐 소생술 진행하면서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 숨진 사람은 이 빌라의 주인인 75살 강모 할머니 처음엔 화재 현장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것으로 보였지만, 시신에서 무언가 이상한 흔적들이 발견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 "현장 가보니까 시신에 이상이 있어가지고 처음부터 바로 수사 착수를 했어요 상황은 화재가 발생해가지고 거기서 70대 여자 노인이 사망을 하셨고 우리가 그걸 부검을 해 보니까 외력(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에 의한 사망으로 " 국과수의 부검 결과 사인은 외력에 의한 사망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뒷머리에 둔기로 가해진 충격이 사망의 원인이라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할머니의 얼굴과 온 몸에서는 심한 구타의 흔적과 멍자국이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이창근(1팀장/마포소방서 구조대) : "제가 보기에도 현장은 일반적인 화재 현장하고는 다른 상황이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옷을 안 입고 계셨고 침대 바로 밑에 쓰러져 계셨었는데, 얼굴에는 구타를 당한 흔적이 굉장히 심하셨어요 안면부에 멍 자체가 올라와 있는 상태였습니다 " 보통 화재로 질식해 숨질 경우, 호흡기에 그을음이 남기 마련인데 숨진 강 할머니의 경우에는 이 같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화재가 나기 전부터 할머니가 이미 숨져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겁니다 경찰도 이런 점으로 미뤄 누군가 강 할머니를 살해한 뒤, 사고로 위장하거나 현장에 남은 증거를 없애기 위해 일부러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 "일단은 우리도 추정을 하는 게 방화로 보고 있고 부검을 해 보니까 외력에 의한 사망으로 부검 결과가 나왔고 따라서 우리는 타살 혐의를 갖고 지금 수사 중입니다 " 기자 멘트 누가 왜 70이 넘은 노인을 폭행으로 잔인하게 살해하고, 또 집안에 불까지 질렀을까? 경찰은 주변 인물들을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리포트 숨진 강 할머니가 이곳으로 이사를 온 건 1년 전 쯤 워낙 조용하고 조심스런 성격에 강 할머니에 대해 잘 아는 이웃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