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됩니다 [신동욱 앵커의 시선]

걱정됩니다 [신동욱 앵커의 시선]

"나는 당신을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1950년대 매카시즘 광풍이 미국을 뒤흔들었습니다. 그 엄혹한 시절에 누군가가 매카시 의원을 꾸짖습니다. 상원 청문회에 나온 육군 법률고문 조지프 웰치 였습니다. 군 내부의 공산주의자를 색출하겠다는 매카시에게, 웰치는 점잖되 단호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의원님, 이제는 예의를 차릴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당신은 기본적인 예의도 모릅니까" 미 청문회 사상 최고의 장면이자, 매카시의 정치적 생명과 함께 매카시즘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습니다. 품위를 잃지 않는 준엄한 한마디가, 이성을 잃어버린 의회 권력을 무릎 꿇리는 순간이었지요. 그런데 우리 국회에 출석한 몇몇 분들 언행을 한번 돌아보시지요. "소설을 쓰시네" "질문 같은 질문을 하시라" "그래서 어쨌다는 겁니까" "품위가 이 정도면 있는 거죠" 야당 원내대표가 질의를 하는데 청와대 정무수석이 벌떡 일어나 호통을 칩니다. "우기다가 뭐요, 우기다가. 내가 증인이야!" 국정감사장에서 홍보수석과 시민사회수석이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나누다 들켰습니다. 야당 의원이 이태원 참사 대응을 질의하던 때였습니다. 그 엄중한 순간에 이런 여유가 있다는 자체가 먼저 놀랍습니다. 그리고 국회를 조롱하고 국민을 모독했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상황입니다. 당사자들은 "사적 대화"라고 변명했습니다. 백번 양보해 그 말이 맞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예의나 품위를 찾기 어려운 행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두 사람은 앞서 "질의 답변 중에 비웃듯이 큰소리로 웃고 있다"는 지적도 받았습니다. 대통령실 수석이 어떤 자리입니까? 그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곧바로 대통령으로 이어집니다. #국감 을 주재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두 사람을 퇴장시킨 것도 그래서 그리 지나치다고 할 순 없습니다. 잘한 일입니다. 그런데 여당 내 이른바 #친윤계 를 중심으로 비판이 잇달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전화해 질책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여서 그 배경으로는 대통령이 지목됐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 추미애 장관과 강기정 수석은 더했는데도 쫓아내지 못해 놓고 이번에는 왜 그렇게 했느냐는 게 불만의 핵심입니다. 수석들을 퇴장시킨 게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합니다.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은 "주 원내대표가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말을 하는 장 의원이 더 걱정됩니다. 전 정부의 수석들이 어떻게 했던, 그렇다고 '웃기고 있네'란 말이 합리화될 순 없습니다. 이런 경박스럽고 저질스런 행태가 야당에 대한 전투력이라고 혹시 착각들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전 정부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그보다는 더 나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정권교체를 시켜준 민심 아니겠습니까? 최근 들어 뭔가 이상한 일이 자꾸 일어납니다. 그래서 #대통령실 의 분위기가 정말 어떤 것인지 걱정하는 게 저만은 아닌 듯 합니다. 11월 11일 앵커의 시선은 '걱정됩니다' 였습니다. [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 👍🏻 공식 홈페이지 http://news.tvchosun.com/ 👍🏻 공식 페이스북   / tvchosunnews   👍🏻 공식 트위터   / tvchosunnews   뉴스제보 : 이메일([email protected]),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