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07. "성폭력 대응 위축될 것"…여성가족부 폐지, 왜 우려되나
[EBS 뉴스] 용경빈 아나운서 스튜디오에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 자리했습니다 어서오십시오 김혜정 소장 / 한국성폭력상담소 안녕하세요 용경빈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일단은 어제 여성가족부를 보건복지부 산하에 본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 개편안이 발표가 됐거든요 이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는지부터 여쭤보죠 김혜정 소장 / 한국성폭력상담소 대통령 취임을 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여성가족부 폐지가 그렇게까지 중요한가, 이것이 정부 조직개편안 골자로 지금 떠오른 거거든요 우리 한국사회의 국정 과제가 이것이 첫 번째인가 정말 의문이 큽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어떤 부분을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부분의 근거는 뭐라고 보십니까? 김혜정 소장 / 한국성폭력상담소 지금 윤석열 대통령 지금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한국 사회의 성차별, 성폭력 문제도 저희는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하고 있다 보니까 이것은 어떻게 보면 예방이라든지 지표를 꾸준히 이렇게 올려오는 그런 체계가 있어야 되는 문제거든요 그래서 이것이 없어야 된다, 그러니까 부처가 없어야 한다는 말은 곧 추진 체계를 없애겠다는 말과 같은 말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없어질 때 공기와도 같았던 성평등 성차별을 줄여가자고 하는 이 공기가 사실은 사라질 수 있는 문제여서 그 사회를 지금 세대가 새롭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너무 걱정이 많이 됩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이런 부분을 담당할 기관이 없어진다는 게 가장 첫 번째 업무인가 임무인가라는 점에서 우려가 있으신 것 같고요 그렇다면 소장님께 여쭤보겠습니다 현장에서 성폭력과 관련된 상담 업무를 계속 해오지 않으셨습니까? 지금 여성가족부라는 단독 부처가 존재한다는 게 어떤 것이었나요? 그러니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여쭤보고 싶은데요 김혜정 소장 /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가족부는 성평등 성차별을 줄이고 그리고 거기에 여성폭력이라든지 양육이라든지 돌봄이라든지 청소년 이런 업무들이 같이 있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피해자 한 사건을 지원하는 것만이 아니고요, 예방 또 교육 또 통계 연구 우리 한국 사회의 어떤 지표 같은 것들을 전체적으로 거시적으로 보면서 이것들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그것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배정하고 정책을 세우는 이런 것이 총괄 업무거든요 이런 것들이 없어지는 상황에서, 약자이기 때문에 보건복지부에서 잘할 거다, 다른 약자들과 함께라고 하는 것은 이 전체적인 예방 교육 홍보 이런 것보다는 피해자 개개별 피해자의 문제로 보겠다라는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 가장 큽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가장 성평등적인 차원에서 봤을 때 이런 부분들이 좀 더 크게 우려가 될 수 있는 부분이겠네요 김혜정 소장 /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가족부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요 여성가족부가 있다면 국회는 여성가족위원회라는 감시하고 요구하는 그런 국회 기능이 있고요 이것뿐만 아니라 군대라든지 문화예술계라든지 다른 부처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에서도 성평등을 각 지역 차원에서 군대 차원에서 스포츠 차원에서 각각 지표가 있고 또 피해들이 있고, 또 여러 문제들이 있는데 이것들을 또 지표를 내고 끌어올리는 그런 체계들이 각 사회 영역별로 있었거든요 이 상징성을 없애겠다고 대통령이 말한 겁니다 그러면 그것보다 더 작은 기관 더 성차별이 오래 고착됐던 기관들은 이제는 이것을 해낼 수 있는 힘을 못 받는 거거든요 그럼 이것이 와해될 수 있다, 이렇게 보고요 성희롱 문제도 그렇고 직장 내에 학교 내 성폭력도 사실은 이 안에서 같이 해결됐어야 되는데 이것들이 우려가 되는 거죠 용경빈 아나운서 여기에 또 어제 김현숙 장관이 직접 EBS 뉴스에 출연을 해서 얘기를 했습니다 오히려 정책 연속성에는 변화가 없을 거고 부처 간 통합 운영을 통해서 더 큰 틀에서 지원을 할 수 있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요 타당하다고 보시는지요? 김혜정 소장 / 한국성폭력상담소 네, 사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여성가족부 폐지한다 구조적 성차별 없다, 이 얘기를 지금 이미 수개월을 했거든요 그러면 이것이 이미 여러 지방자치단체 선거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거기에 이미 영향을 미친 걸 보면 어떤 지역에서는 성평등 관련된 연구기관이 문을 닫습니다 여기 예산을 배정 안 하고 있어요 이미 이런 상황에서 어떤 명목상의 기능만 특정 부처에 옮기니까 아무 걱정하지 말아라, 오히려 강화라고 하는 것은 사실 현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로 지금 국면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서 사실과 다르다고 생각이 됩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그런데 이 여가부 폐지론이 제기될 때를 돌이켜보면 그 근거가 여성가족부가 특임부처로서 소명을 다 했고 그 업무가 명확하지 않다, 이런 게 근거로 제시가 됐었거든요 현실은 어떤지요, 현장에서 보실 때요 김혜정 소장 / 한국성폭력상담소 그런데 저희 국민들을 지금 생각을 해 보면 한국 사회의 성차별 우리 집안에서의 성차별 성평등 문제 과거처럼 살고자 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계실까 생각하면 한국에서 더 많이 달라져야 한다, 가족도 1인 가구 수가 더 많아지고 결혼이나 양육 돌봄이라든지 이런 것에 대한 생활도 많이 달라지고 관계도 달라지고 이랬을 때 이런 것들에 대한 새로운 제도 예산 정책들을 바라고 있거든요 그런데 여성가족부는 과거의 호주제 같은 커다란 과제가 끝났으면 이제 과제가 다 끝난 거라고 하는 이런 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실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삶의 문제들 스토킹 문제, 디지털 성폭력 문제, 지금 10대들이 겪고 있는 온라인 그루밍은 최근 2~3년 사이에 제기되는 문제들이거든요 이런 것들은 그냥 없다고 하고 끝났다고 말할 수 있는가, 전혀 그렇게 생각이 안 되는 거죠 용경빈 아나운서 현실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보고 계시는 것 같고요 한편으로는 또 여성가족부가 그동안 이런 방금 말씀하신 성폭력을 비롯해 성차별 문제에 대해서 뚜렷한 대응을 하지 못해왔다, 이렇게도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런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김혜정 소장 / 한국성폭력상담소 네, 맞습니다 아마 이제까지의 여가부가 너무 잘해왔다고 느끼는 분들은 많이 없을 거예요 그리고 또 여성가족부가 해왔던 일에 대한 정책이나 홍보나 이런 것들이 국민들에게 정말 대대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됐는가 하면 너무 아쉬움도 많거든요 그래서 그거를 잘하라고, 강화하라는 요청을 계속 합니다 선거 때마다 하고 하는데 그것에 대한 제대로 안 했으니 없애겠다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점진적으로 왔던 이 체계를 더 발전시켜야 할 책무가 있는데 이것을 없애겠다고 하는 역사적인 그런 지금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오히려 역설적인 얘기가 될 수 있다, 마지막 질문을 좀 드려보겠습니다 만약에 어제 발표된 이 부처 개편안이 확정이 되면 현장에서 지금 담당하시는 실무자로서 봤을 때 성범죄 피해자를 상담하는 대응 과정에 있어서 우려되는 부분은 어떤 게 있을까요? 김혜정 소장 / 한국성폭력상담소 네, 피해자들은 사실 경찰이랑도 싸우고, 판사랑도 싸우고, 기존의 관념들, 주변 사람들, 직장에 있는 사람들 모든 편견과 싸워가면서 어떤 사건을 해결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대통령이 나서서 성차별 없고 성폭력 문제에 그냥 크게 필요 없고 부처 필요 없어라고 하는 세상에서 이 싸움을 해나가야 될 때, 이 피해자들은 어떤 사회적인 지원과 힘을 받아서 이거를 헤쳐나갈 수 있겠는가, 이것은 완전히 다시 시작해야 하는 문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그런 부분이 우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겠군요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성폭력상담소의 김혜정 소장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