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그물 [신동욱 앵커의 시선]

하늘의 그물 [신동욱 앵커의 시선]

중국 공안부는 인공지능 감시시스템 '천망'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작년 중반까지 이미 CCTV 2억대를 설치해, 이렇게 행인의 나이 성별 옷차림까지 식별합니다. '하늘의 그물'을 뜻하는 이름 '천망'처럼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잡아내는 겁니다. 시인이 천망을 노래했습니다. "하늘의 그물은 성글지만, 아무도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다만, 어린 새끼들을 데리고, 기러기들만 하나둘 떼지어 나갑니다" 세상 만물이 하늘의 율법 안에 있지만, 생명 사랑만이 모든 한계와 구속을 벗어나는 원천이라는 얘기지요. 시 첫 구절은 "하늘의 그물코가 성기다 해도 놓치는 법이 없다"는 옛말에서 따왔습니다. 명심보감은 그 말에 덧붙여 "오이 심은 데 오이 나고, 콩 심은 데 콩 난다"고 했지요. "뿌린 대로 거두리라"는 성경 말씀과도 통합니다. 검찰 수사심의위가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사건과 관련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기소하라는 권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를 기소해야 한다는 검찰 수사팀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막강 정예조직을 이끌며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이 피고인으로 전락하는 초유의 일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그는 기소를 피하려고 수사심의위 개최를 요청했지만 결과는 압도적 기소의견이었습니다. 앞서 검찰총장 추천위에서는 후보군에 들지도 못했습니다. 그는 대통령의 대학 후배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검찰 4대 요직 중 세 자리에 발탁됐습니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인물이 정권 말기에 연이어 낙마하고 추락하는 이유가 뭘까요. 총장추천위는 그가 '검찰 내 신망을 잃어 조직을 이끌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추천위원은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윤석열 총장 재임 때 그가 권력형 의혹사건들과 관련해 어떻게 처신해왔는지는 구태여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그는 무슨 접선이라도 하듯 공수처장 관용차를 얻어 타고 과천청사에 몰래 들어가 공수처장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러고는 수사심의위에 나가 "공수처가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옛말에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따르는 사람이 있다"고 했습니다. 세상 모든 일은 다 자기 할 나름이고, 뿌린 대로 거두기 마련입니다. 비록 그가 소신에 따라 행동했다고 하더라도 조금만 자세를 낮춰 주변을 살폈더라면 이런 수모까지 당할까 싶은 안타까움이 내내 가슴을 두드립니다. 5월 11일 앵커의 시선은 '하늘의 그물' 이었습니다. [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 👍🏻 공식 홈페이지 http://news.tvchosun.com/ 👍🏻 공식 페이스북   / tvchosunnews   👍🏻 공식 트위터   / tvchosunnews   뉴스제보 : 이메일([email protected]),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