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 미끼 가정주부 노린 신종 '약장사' 현장 포착
중년 가정주부들을 허위·과대광고, 미끼상품, 친목모임으로 유혹해 건강기능식품 등을 고가에 팔아 수억 원대의 폭리를 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자녀 등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노년층과는 달리 반품·환불 걱정이 덜한 중년 주부들을 주타깃으로 삼았다 또 한 곳에서 6개월 동안 물건을 판 뒤 다른 지방으로 내빼는 '게릴라영업'을 하면서 경찰의 단속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28일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부산 영도구 영선동의 한 빌딩 3, 4층(약 826㎡)에서 중년 여성(42세부터 62세까지) 873명에게 허위·과대광고로 홍삼·상황버섯·레시틴 등 건강식품(약 7억 원 상당)을 판 혐의(식품위생법상 허위·과대광고 등)로 판매총책 조 모(37)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홍보강사 우 모(53) 씨 등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사은품 교환으로 유혹 2~4배 비싼 가격으로 873명에 7억여 원 판매 부산서 팔고 타지방 내빼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주방용품 박람회'라며 거짓 홍보관을 차려놓고 여성 고객만을 상대로 "뇌졸중, 치매를 예방하고 질병치료에 효과가 있다"며 과대광고해 시중가보다 2~4배 비싼 값에 건강식품을 판 혐의다 경찰은 이들이 발효홍삼(8뿌리·정상가 약 80만 원)를 약 180만 원, 프로폴리스(300㎖당 약 40만8천 원)를 약 199만 원, 상황버섯(박스당 약 45만 원)을 약 100만 원, 레시틴(480g당 약 19만 원)을 약 69만 원, 울금(㎏당 15만 원)을 약 35만 원에 판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식품들은 정상적인 공정으로 제조한 업체로부터 납품받아 다행히 섭취 후 부작용은 없었다 건강식품 판매업자들은 출입증 카드를 만들고 팀별로 관리해 외부 노출을 막았다 영도경찰서 제공 경찰은 이들이 우선 '미끼상품'을 박리다매로 팔아 주부들의 환심을 산 뒤, 고가의 건강식품을 사게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부들은 매일 참석할 때마다 쿠폰 1장(장당 1천 원)을 지급받아 '일일사은품'과 교환했다 약 3천 원 하는 계란 한 판을 쿠폰 1장과 맞바꾸고 1만 원짜리 화장품을 쿠폰 2장과 교환하는 식이었다 신규회원을 데려가면 쿠폰을 추가로 받았고, 소개자와 가입자 모두 '사은품 코너'에서 그릇 등 상품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가정주부 등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고 갈 곳이 많지 않은 여성들을 전문으로 노렸다 이들은 "노인에게 물건을 팔면 자녀에게 들켜 반품·교환이 잦고 외부에 노출되기 때문에 중년여성을 타깃으로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영도구 외 남구, 동구 등 다른 지역 주민들도 피해를 입었다 이들은 성명, 연락처 등이 기입된 출입카드로 참석자들을 관리하며 외부 노출을 피했다 또 회원을 쉽게 관리하기 위해 사랑팀·믿음팀·건강팀 등 팀별로 운영했다 경찰은 팀당 약 100명의 회원들이 속해 있고 하루에 약 200~300명이 판매장을 오간 것으로 보고 있다 각 팀장들은 팀별 박수치기 대항전·트로트 부르기 등 오락게임을 하며 팀을 관리했다 홍보강사 2명도 고용돼 유명가수의 투병생활 등 영상을 보여주며 물품을 사도록 부추겼다 한 달이 넘게 미끼상품만 사고 건강식품을 사지 않는 주부에게는 면박을 주는 식으로 구매를 강권하기도 했다 김현아 기자 srdfish@busan 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