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계기마다 우표 발행…선전 넘어 산업화 / KBS뉴스(News)
제가 지금 손에 들고 있는 건 지난해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해 북한에서 나온 우표입니다. 판문점 선언문과 남북 정상이 기념식수한 소나무와 표지석 등이 담겨 있는데요. 이렇듯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지난달엔 1차 북미 정상회담 1주년 기념우표까지 나올 정도로 북한에서는 우표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큽니다. 클로즈업 북한, 이번 주는 체제선전은 물론 수익상품으로도 한몫을 하는 북한의 우표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평양 중구역에 있는 조선 우표 전시장. 전시장을 찾은 북한 주민들이 발걸음을 멈춘 곳은 다름 아닌 김정은 위원장 기념우표 앞이다. 전시된 우표 대부분이 김 위원장의 업적을 조명하는 내용. 북한당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추대 3년을 맞아 기념우표 집중 전시 기간을 마련한 것이다. 이처럼 북한은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과 사망일은 물론 각종 국가 기념일에도 우표 발행과 전시를 통해 체제 선전을 도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발행된 우표들은 북한의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로 꼽힌다. 한나라의 역사이자 환경과 사회문화까지 담아내는 우표. 발행 73년을 맞은 북한 우표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나라를 되찾은 기쁨의 만세 소리가 곳곳에 울려 퍼졌던 1945년 8월 15일. 그러나 해방을 기점으로 남과 북은 각기 다른 우표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먼저 우표를 만든 것은 북한이었다. 김일성 주석은 해방 직후 북측 체신국을 찾아 우표 도안 사업을 지시했고 1946년 3월, 북한의 첫 우표가 발행됐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은 정확하게 1946년부터 독자적인 지배체제를 구축하기 시작을 하거든요. 그러면서 당장 필요한 게 주민들 간에 서신 교환을 하게 만들어줘야 되기 때문에 우표라는 것을 도입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이미 1946년부터 김일성 중심으로 독자적인 체제를 구축하면서 조기에 우편제도를 정착시키게 된다는 그런 판단을 한 거 같아요."]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당시 북한이 발행한 우표의 소재가 무궁화와 금강산의 삼선암이라는 것이다. 특히 나라꽃이라 불릴 만큼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아온 무궁화가 북한의 첫 우표로 사용된 것은 당시의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다. [이상현/북한 우표 전문가/민화협 위원 : "무궁화 하면 우리 남한, 대한민국의 상징 꽃으로 우리도 알고 있고. 지금 북한도 알고 있는데 어떻게 첫, 최초의 북한 우표가 무궁화일까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때까지만 해도 무궁화가 우리 겨레 전체를 상징하는 그런 꽃으로 인식되었다는 것을 북한 우표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의 우표들은 사회주의 체제의 선전을 근간으로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게 된다. 초창기 북한의 우표들에 노동자들 모습이 많이 담겨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조선중앙TV “우표 이야기” : "해방된 조국 땅에서 땅의 주인, 공장의 주인으로 된 근로 인민의 모습을 담은 우표들이 연이어 발행됐습니다. 이렇게 인민의 역사와 더불어 조선 우표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6.25 전쟁 당시에도 남과 북의 우표 발행은 중단되지 않았다. 특히 북한의 경우 인민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우표를 다양하게 발행했고 1950년 6월 28일, 서울 점령을 선전하기 위한 별도의 우표도 내놨다. 당시 3개월간 서울의 주요 기관을 장악했던 북한군은 대한민국 발행 우표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도장을 덧입혀 쓰기도 했다. 6.25 전쟁 이후 북한의 우표는 체제선전의 색깔이 더욱 강해진다. 김일성 일가에 대한 찬양, 권력 승계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것도 북한 우표의 중요 특징이다. 김일성 주석은 물론 그의 어머니와 부인 모습 역시 우상화 과정을 거치며 우표로 발행됐다. 특히 김주석의 아들이자 김정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1980년대 공식적인 2인자 반열에 오른 후, 처음으로 독사진으로 된 우표가 발행됐다. 이는 북한의 권력 승계 과정이 우표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우표 #선전 #산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