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용복의 살아있으라사랑하라15 지중해의 숨겨진 보석, 몰타
[부산=NSP통신] 김연화 인턴기자 =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는 어디나 아름답지만 지중해의 바다는 더욱 그렇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코발트빛 바다와 파란 대문이 있는 하얀 집은 지중해를 대표하는 풍광이다 하지만 지중해가 진짜 아름다운 것은 서양 문명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의 발달된 문물을 받아들여 찬란한 문화를 꽃 피운 곳이라는 의미로 지중해를 문명의 호수라고 부른다 이탈리아 반도 끝자락 시칠리아 섬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지중해의 숨겨진 보석 몰타가 있다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하지만 전 세계에 이름난 신혼여행지다 유럽과 아프리카 사이, 지중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몰타는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아랍의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지중해 풍광을 만끽하는 것은 물론, 중세 건축물과 선사시대 유적을 탐방할 수 있다 아직 한국과 몰타를 연결하는 직항편은 없지만 유럽이나 두바이 등을 경유하여 몰타로 갈 수 있다 하늘에서 바라본 몰타의 전경은 다소 삭막하게 보이기도 한다 공항도 마치 고속버스 터미널처럼 왜소하다 하지만 공항을 빠져나오면서부터 그 진면목이 펼쳐진다 몰타는 총면적이 제주도의 6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가장 큰 섬인 수도 발레타가 있는 몰타와 고조Gozo섬, 코미노Comino섬과 3개의 작은 무인도까지 합쳐 총 6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경선도 없고 해안선의 길이가 140킬로미터에 이른다 몰타는 페니키아어로 '피한지' 또는 '항구'라는 의미로 고대 지중해의 교통요지였다 과거에는 영국함대가 주둔했을 정도로 지중해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인구의 98퍼센트가 가톨릭을 믿으며 종교와 관련된 축제가 1년 내내 이어진다 몰타는 '기사단의 나라'라고도 불린다 이것은 200년 이상 성 요한 기사단이 몰타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성 요한기사단의 제복을 장식해 이들의 상징이 된 몰타 십자가는 몰타를 여행하면서 자주 접하게 된다 종교적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몰타인들은 보수적이고 검소하며 소박하다 정이 많고 친절하다 몰타의 수도 발레타는 몰타섬 동쪽 해안에 접해 있다 발레타라는 지명은 1565년 오스만 투르크 침략에 대항해 몰타를 지킨 기사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인구 1만 정도의 작은 도시로 오래된 건물들이 즐비하다 다닥다닥 붙은 건물들 사이로 뚫린 전통적인 외길은 몰타의 낭만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도시 중심부의 상가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몰타를 알리기 위한 관광상품이 많이 발달하여 다양한 물건들이 관광객의 눈길을 끌고 자연스럽게 쌈짓돈을 꺼내게 한다 로마의 유적을 보는 것도 같고, 동유럽의 고성을 보는 것도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발레타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도시답게 고풍스럽다 발레타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이 바로 성 요한대성당이다 16세기에 세워진 바로크 양식의 성당으로 아치형 천장에는 성 요한의 일생이 그려져 있고, 바닥에는 옛 기사들을 기리기 위한 대리석 묘비들이 깔려 있다 기둥과 바닥, 천장의 세밀한 조각과 화려함은 바티칸 박물관 못지않고, 기도실에 걸려있는 이탈리아의 대화가 카라바조의 걸작품은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보게 한다 수도 성벽내의 남단에 위치한 옥상정원은 그랜드하버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다 이전에는 방호냐 요새의 구실을 담당한 곳으로 대포들이 여러 갈래로 포진해 있다 아마도 중세시대에 지중해 및 유럽에서 쳐들어오는 적들을 막아내는 요새구실을 톡톡히 해냈으리라 3000년의 역사를 지닌 고도 엠디나는 성 요한기사단이 몰타로 오기 전까지 몰타의 수도였다 전형적인 중세도시인 엠디나는 적의 침입이 힘든 고도에 위치해 옛날에는 귀족들만 살았다고 전해지며 지금도 상류층이 거주하고 있다 성을 둘러싼 연못을 가로지르는 돌다리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면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과 적들의 화살을 피하기 위해 만든 좁고 휘어진 골목길이 영화의 한 장면 속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몰타 사람들이 관광객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곳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