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29 [하재근의 문화읽기] 영화 '터널' 흥행, 재난영화의 인기요인은?
용경빈 요즘 또 뜨거운 영화, ‘터널’, 개봉 18일 만이죠 6백만 명을 넘어섰다고 하는데, 이 영화, ㅇ인기 요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하재근 이 영화가 인기가 있다고도 할 수 있고, 인기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도 할 수가 있는데, 왜냐하면 올 여름 한국 영화 시장 자체가 거의 쌍천만은 기본적으로 나올 만한 분위기였습니다 한국 영화 관객들이 상반기 동안 제대로 된 한국 영화, 큰 규모의 오락 영화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영화를 일정 기간 동안 오락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면 관객들이 굉장히 울분에 싸입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한국 영화가, 오락성이 있는 영화가 나타나면 거의 뭐 한을 풀 듯이 관객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올 여름엔 더군다나 한 달에 걸친 엄청난 폭염까지 겹쳐지면서 너도 나도 극장으로 피서를 가려는 그런 국민적인 열기가 나타나서 이런 상황에서 한국 영화가, 웬만한 영화만 나오면 당연히 이 영화도 천만이고 저 영화도 천만인, 이럴 수 있는 분위기가 충분히 형성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지금 6백만을 넘어서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천만에 갈 수 있는 속도는 아니지 않느냐, 살짝 기대에 못 미치는 측면이 있는 거죠 그 이유는 아무래도 혼자, 수많은 사람이 재난을 당하고 막 스펙터클이 펼쳐지고 그 안에서 막 사람들이 서로 싸우고 이런 식의 역동적인 극이었다면 충분히 천만을 갈 텐데, 터널이 무너지면서 딱 한 명이 시멘트 더미 아래 갇히는 겁니다 컴컴한 시멘트 더미 아래 한 명이 갇혀서 두 시간 동안 보내야 되니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금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6백만이라는 어마어마한 스코어가 나타난 것은 그만큼 이 영화가 뭔가 답답한 와중에도 아기자기하게 잘 만들었고, 일단 하정우 씨가 등장을 하고 믿고 보는 하정우 씨, 이런 관객들의 믿음이라든가 한국 사회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그대로 잘 반영했기 때문에 관객들의 공감이 터지면서 그나마 이게 6백만이라는 어마어마한 스코어가 나타난 것 같습니다 중략 하재근 그렇죠, 재난영화죠 글자 그대로 재난 상황이 그래서 재난영화 ‘부산행’ 천만 돌파 바로 이어서 ‘터널’ ‘부산행’은 액션 영화기 때문에 천만을 돌파했는데, 근데 ‘터널’은 재난이지만 액션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천만은 넘지 못할 것 같지만 어쨌든 두 편의 재난 영화가 연이어 이렇게 엄청난 흥행을 하는 것은 결국 우리 사회가 뭔가 사람들이 느끼기에 굉장한 불안이 상존하는, 재난 상황이 아니냐 그러한 불안 심리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영화들이 관객들의 호응을 받는 것 같고, 그리고 그러한 재난 상황이 펼쳐졌을 때 누가 나를 지켜줄 것인가 근데 이 ‘부산행’이라는 영화를 보면 정부가 국민을 믿게 한다기보다는 무조건 안심하세요, 안심하세요 이런 말만 되풀이하면서 사실은 재난에는 별로 대처를 못 한다는 거죠 그러한 어떤 국민들의 정부의 관리 능력 부재에 대한 어떤 실망감이라든가 불신감, 불안감 이런 것들이 영화에 투영이 되는 것이고 바로 재난영화가 한국 사회의 이런 민낯들, 불안 요소들을 하나의 거울처럼 그대로 반영해주면서 재난이라는 그 자체에 시각적인 스펙터클 요소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재난 영화들이 이러한 불안한 사회 속에서는 계속해서 히트 행진을 이어갈 것 같습니다 용경빈 계속 좀 투영이 될 것 같고요 이 ‘터널’의 감독, 김성훈 감독님이죠 이 감독님이 했던 인터뷰를 제가 봤습니다 그랬더니 결국 희망은 사람이다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는데 이 사람이라는 희망, 영화에서처럼 놓지는 않게 되기를 바라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도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