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가난에 신음하는 원폭 피해 생존자…정부 지원은 ‘감감’ / KBS뉴스(News)

질병·가난에 신음하는 원폭 피해 생존자…정부 지원은 ‘감감’ / KBS뉴스(News)

1945년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고통받는 피해자가 국내에만 2천 명이 넘습니다. 이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가 이뤄졌는데, 대부분 질병과 장애를 겪으며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히로시마에 떨어진 한 발의 원자폭탄. 한국인 7만 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됩니다. 생후 5개월이었던 이기열 씨도 현장에 있었습니다. 70여 년이 흘렀지만 후유증은 나아길 기미가 안 보입니다. [이기열/원자폭탄 피해자 : "누우면 코가 아파서 잠을 못자요. 약을 40년째 가까이 먹고 있어요 불안 초조 뭐 이런 공황장애 이쪽인데."] 정부 실태조사 결과, 현재 생존자는 2천2백여 명. 90% 이상이 7, 80대 고령이었는데, 비슷한 나이의 일반인과 비교해도 아픈 곳이 더 많았습니다. 뇌종양은 70대 이상의 노인 대비 20배, 전립선암은 6배 이상 많았습니다. 잦은 질병으로 피해자의 34%는 병원에 입원하고, 장애를 얻은 비율도 일반인의 1.5배였습니다. 의료비 부담은 만만치 않은데, 건강이 허락치 않아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도 힘듭니다. 10명 중 4명은 기초수급자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규열/한국원폭피해자협회장 : "아무래도 건강 상태가 안 좋으면 노동력이 떨어지니까 일반인들하고 같이 노동을 할 수가 없고 생계도 보존을 해줘야 되는데 그게 잘 안 되고 있고."] 원폭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시행된 지 2년. 피해자들은 질병과 가난의 고리를 끊을 정부 차원의 지원을 기대했지만, 관련 예산조차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